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DIP)이 운영하는 ICT파크의 건물 임대 재계약에 대구시와 계명대학교가 접점을 찾지 못해 학생과 입주 기업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 새학기를 앞두고 학생은 교육공간 부족에, 입주 기업들은 부지 반환에 따라 이전의 부담감을 떠안고 있다.
◆재계약 불발
2001년 지역 IT산업 발전을 위해 설립된 DIP는 대구 남구 대명동 계명대학교의 건물 일부(3만5천808.27㎡)를 10년간 임차해 사용해왔다.
지난해 임대계약 만료를 앞두고 대구시와 계명대는 수차례 재계약을 논의했지만 임대료와 일부 임대면적의 반환 등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해 지난해 11월 8일 임대계약 만료시한을 넘겼다.
재계약이 실패한 주된 원인은 대구시의 소극적인 태도 때문이다. 그동안 계명대는 대명동캠퍼스의 미술대학과 패션대학 등의 교육공간이 부족하다며 수차례에 걸쳐 일부 부지의 반환을 요구했다. 계명대 측의 1만3천여㎡ 공간 반환 요구에 DIP 측은 8천600여㎡밖에 돌려줄 수 없다며 팽팽히 맞섰다.
김종덕 계명대 정책기획실장은 "DIP가 반환키로 한 공간의 열쇠도 아직 돌려주지 않고 있다"며 "2010년 7월 이후 10차례에 걸쳐 '부동산 임대차 계약 기간 만료에 따른 해지 및 재계약' 공문을 발송했지만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대구시는 "최근 담당 국장이 계명대 간부들을 만나 협조를 구하는 등 해결방안을 찾고 있다"며 "학습공간이 부족한 건 이해하지만 문화산업클러스터지구를 장기적인 플랜으로 이끌어가는 데는 서로 공감하는 사안이어서 이른 시일 내에 협상을 타결하겠다"고 말했다.
◆학생과 기업만 피해본다
계명대와 DIP 재계약이 미뤄지면서 학생과 기업이 피해를 입고 있다. 3일 계명대가 DIP 입주 업체 대표'학생 대표들과 간담회를 연 자리에서는 학생과 기업의 성토가 이어졌다.
계명대 패션디자인과의 오승헌(24) 씨는 "비싼 등록금을 내고 있지만 학과 전체가 한곳에 모일 공간조차 없다"며 "공모전을 준비하고 동아리를 만들고 싶어도 공간이 없어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입주 기업 역시 지지부진한 재계약으로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ICT파크 입주기업협의회 박광택 회장(뉴코어비즈 대표)은 "간담회를 통해 서로의 협력을 이끌어내는 자리가 될 것이라 생각했는데 전혀 진전이 없어 아쉽다"며 "기업활동을 열심히 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따라 입주 기업들은 시와 대학의 적극적인 합의점 도출을 요구하고 있다.
위니텍 추교관 대표는 "얼마 전 DIP 측이 입주 기업을 대상으로 느닷없이 언제 이곳을 나갈 것인지에 대한 조사를 했다"며 "시는 DIP 입주 업체가 미래 신성장 산업이라고 하지만 뚜렷한 지원 의지가 없다"고 지적했다.
노경석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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