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반월당 함께 가실 분"…고유가 바람 카풀族 는다

아침마다 스마트폰 앱 검색…직장 동료끼리 번갈아 가며

자영업자 김동석(44'경산시) 씨는 매일 오전 스마트폰으로 함께 출근할 사람을 검색한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면 경산에서 대구 중구 교동까지 함께 갈 사람을 쉽게 찾을 수 있기 때문.

주로 대구 수성구 시지 지역에서 동승자를 태워 자신의 사무실 근처에서 내려주는 식이다. 김 씨는 "보수적인 대구 사람들은 모르는 사람과 동행하길 꺼리는데 스마트폰 앱을 이용하면 신원도 확인할 수 있고 전화번호를 공개하지 않고도 채팅을 할 수 있어 믿음이 간다"며 "주변 사람들에게도 카풀을 적극적으로 권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 침체와 기름값이 고공행진을 하면서 출퇴근 차량을 함께 타는 '카풀'(carpool)이 다시 각광받고 있다.

직장 동료나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만나 카풀을 하던 과거와 달리 스마트폰을 이용해 카풀 상대를 찾는 점도 달라진 점이다.

대구 서구청의 경우 카풀을 하는 차량은 19대, 카풀 인원은 37명이나 된다. 지난해 말부터 기름값이 부쩍 오르면서 카풀에 동참하려는 직원들의 문의도 크게 늘었다.

이 구청 직원 김천호 씨는 1주일에 단 한 번만 운전대를 잡는다. 달서구 도원동에 살고 있는 동료 5명과 하루씩 번갈아가며 서구청까지 카풀을 하기 때문이다. 승용차 요일제도 지킬 수 있는데다 기름값도 5분의 1로 줄어든다는 것. 청사 내에 주차할 수 있고, 요금도 카풀 차량 감면 혜택을 받아 1천원만 내면된다.

김 씨는 "카풀을 하면서 매달 25만원씩 들던 기름값이 5만원 안팎으로 줄었다"며 "동료들과 각종 정보도 교환할 수 있고, 더 부지런해지는 게 장점"이라고 했다.

스마트폰 앱을 이용한 카풀도 뜨고 있다. 대구 업체가 개발한 '비아카풀'의 경우 출시 40일 만에 회원 가입자 수가 3천200명을 넘어섰다. 이 가운데 대구경북 가입자수는 400명이나 된다. 목적지가 같은 사람을 지도상에 표시해 바로 카풀을 요청하는 점이 특징.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회원 가입 시 실명과 휴대전화 인증 과정, 간단한 정보를 입력해야 이용이 가능하고 지인들에게 카풀을 이용하고 있다는 문자메시지도 남길 수 있다.

그러나 카풀 활성화에 장애요소도 많다. 가장 큰 문제는 사고 발생 시 보상 문제다. 카풀 동승자의 경우 운전자가 종합보험에 가입돼 있으면 보상을 받을 수 있지만 보험 가입 유무를 확인하기 쉽지 않다는 것.

또 중앙선 침범이나 신호위반, 음주운전 등 중대 법규 위반으로 사고가 났을 경우 운전자는 동승자와 형사 합의를 봐야 한다. 이 같은 문제가 제기되면서 대구시는 지난 2006년 시범 운영하던 '대구사이버카풀'을 3개월 만에 폐쇄한 바 있다.

이와 관련, 대구시 관계자는 "카풀이 에너지 절감과 교통 혼잡 감소에 큰 도움이 된다는 건 알고 있지만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장려하기에는 부담이 크다"며 "카풀 전용 보험이 출시되거나 범죄 피해를 막을 수 있는 해결책이 제시되지 않으면 적극적으로 추진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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