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병을 알자] 소아 유방질환

6세 아들 가슴이 봉긋? 유방이 아니라 살이에요!

다유두증에 걸린 2세 여아. 유두와 유륜이 아래로 한 개 더 있다. 폴란드 증후군에 걸린 8세 여아. 왼쪽 가슴에 선천적으로 흉근이 생기지 않아 늑골들이 쉽게 보이고, 유방조직이 없어 납작하게 보인다. 어머니로부터 받은 여성 호르몬의 영향으로 생후 10일 된 여아의 가슴에서 우윳빛 유두 분비물이 나온다. 한 달가량 지나면 저절로 없어진다.(위에서부터)
다유두증에 걸린 2세 여아. 유두와 유륜이 아래로 한 개 더 있다. 폴란드 증후군에 걸린 8세 여아. 왼쪽 가슴에 선천적으로 흉근이 생기지 않아 늑골들이 쉽게 보이고, 유방조직이 없어 납작하게 보인다. 어머니로부터 받은 여성 호르몬의 영향으로 생후 10일 된 여아의 가슴에서 우윳빛 유두 분비물이 나온다. 한 달가량 지나면 저절로 없어진다.(위에서부터)

유방은 수유 기능을 가진 생명의 장기이자 여성의 상징이다. 유두를 중심으로 15~20개의 유관이 방사형으로 나열돼 있고, 유두에는 같은 수의 구멍이 열려 있어 수유할 때 젖이 나온다. 유관은 다시 젖을 만드는 수많은 유선(乳腺'젖샘)을 가진 소엽과 연결돼 있다.

유선은 평생 에스트로겐, 프로게스테론, 프로락틴 등 여러 호르몬 작용으로 주기적인 변화를 거듭하며 폐경이 가까워지면 이런 변화가 점차 둔화된다. 유방 질환은 호르몬 변화 속에 발생하는데 특히 유방암은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에 의해 발생한다. 나이와 생리상태에 따라 다양한 질환이 생기며 소아 질환부터 유방 통증, 유방암, 남성 유방질환도 있다.

◆선천성 흉벽기형인 '폴란드 증후군'

포유동물은 겨드랑이에서 사타구니를 연결하는 밀크선(milk line'유선)이라는 구조를 갖고 있다. 이 선을 따라 유방이 생긴다. 사람은 양쪽에 한 개씩 유방이 생기는 것이 정상. 하지만 기형적으로 유방조직이 더 생기는 부유방(副乳房)과 유두가 더 생기는 다유두증이 생길 수 있다. 부유방은 보통 겨드랑이에 유방조직이 더 생기는 경우이며, 유두는 밀크선을 따라 여러 개 생길 수도 있다. 어린이의 경우, 부유방은 크게 문제가 없지만 다유두증은 보기에 흉해서 소아기에 외과적 절제술을 받는다.

선천성 흉벽기형 중 하나로 가슴근육이 생기지 않아 가슴이 편평하고 늑골이 쉽게 드러나는 '폴란드 증후군'이라는 질환이 있다. 드물지만 남자 어린이에 3배 더 흔하며, 여아의 경우 유방이 자랄 즈음 부모들이 깜짝 놀라 병원을 찾는다. 폴란드 증후군은 성장기에 정신적 충격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치료는 사춘기가 지날 때까지 기다렸다 광배근(허리에서 등에 걸쳐 퍼지는 편평하고 큰 삼각형 모양의 근육)이나 복직근(복부를 이루는 근육의 하나로 복벽에 좌우로 나란히 상하로 뻗어 있는 한 쌍의 근육) 등 자기 근육이 충분히 자랐을 때 이를 이용한 교정수술이나 보형물 삽입술, 지방 주입술 등으로 치료를 해야 한다.

신생아도 유방이 커졌다거나 유두 분비물이 나온다며 병원을 찾는 경우가 있다. 모두 태아기에 태반을 통해 어머니로부터 받은 여성 호르몬이 분해되지 않고 남아있다 생기는 증상으로 일시적인 변화이기 때문에 대부분 한 달 정도 지나면 저절로 사라진다. 다만 신생아도 유선염이 생기는데 '아기가 태어나 초유를 잘 짜주면 장차 유방이 잘 자라고 젖도 잘 나온다'는 잘못된 상식 때문에 할머니들이 무리하게 짜주다 생기는 병이다. 손이나 손톱에 묻어 있는 균이 유두를 통해 들어가 유선염을 일으킨다.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아 유방농양으로 진행되면 장차 유방모양까지 변형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우리 아이가 성조숙증에 걸린 건 아닐까?

올해 6살인 유치원생 소영(가명)이는 양쪽 유방이 사춘기 여학생처럼 커졌다며 어머니와 함께 병원을 찾았다. 아이들이 놀릴까 봐 소영이도 걱정이 컸지만 어머니는 더 큰 걱정이었다. 진찰 결과, 다른 부위에는 이상이 없는 '조발성 유선비대증'이었다. 여자 아이의 경우, 사춘기에 접어들기도 전에 한쪽이나 양쪽 유방에 멍울이 생기면서 커지는 것을 일컫는다.

보통 7, 8세부터 나타나는 현상이지만 요즘은 빠르게 2, 3세부터 나타나기도 한다. 유방이 커지면서 멍울이 만져질 수도 있고, 만져지지 않을 수도 있는데 통증은 없다. 아이의 유방이 커지는 걸 보고, 어머니는 놀라 병원에 데리고 오는데 특별한 진단적 검사나 치료가 필요하지 않다. 대부분 사춘기가 되면 저절로 정상 유방으로 흡수돼 사라지게 된다.

조발성 유선비대증은 몸속 호르몬의 불균형으로 생기는 변화로 사춘기가 일찍 찾아오는 성조숙증과는 다르다. 대구파티마병원 유방외과 김상윤 과장은 "병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해서 안심시킨 후 더 커지거나 다른 이상이 생기면 다시 오라고 하는데, 대부분 아이들은 병원에 다시 오지 않는다"며 "반드시 아이와 엄마에게 함께 설명해 주고, 특히 아이는 크면서 마음에 상처가 될 수 있기 때문에 특별히 한 번 더 '언니 나이가 되면 저절로 사라지고 예쁘게 자랄 것'이라고 설명해준다"고 했다.

◆남자 아이가 유방이 커서 부끄럽다는데?

지난해 여름방학에 초등학교 6학년인 주형(가명)이는 유방이 유난히 크다며 엄마와 함께 병원을 찾았다. 주형이는 전형적인 비만아였다. 유방 부위가 어른 손바닥을 불룩하게 얹어놓은 듯 커져 있었다. 복벽도 지방조직으로 두꺼워져 있었다.

비만 때문에 커진 유방도 여성형 유방처럼 아이들에겐 큰 스트레스로 작용한다. 이런 증상이 생기는 이유는 식습관 때문이다. 대부분 부모들이 통통한 아이가 귀엽고 튼튼하게 잘 자란다며 육식과 함께 당도 높은 음료수나 과자류를 많이 먹인다.

아이들도 대부분 컴퓨터 앞에 오래 앉아있으면서 운동이나 야외 활동을 꺼린다. 소아비만은 지방세포가 늘어나는 것이고 어른비만은 지방세포가 커지는 것이다. 소아비만은 한 번 생기면 성인이 돼도 줄이기도 어렵고 만병의 근원이 된다.

요즘 아이들은 발육이 빠르고 비만아가 많아 10세만 넘으면 유방이 크다고 병원을 찾는 남자 아이들이 있다. 이른바 '여성형 유방'이 아니냐며 걱정을 하지만 거의 대부분 유방조직이 증식돼 생기는 '사춘기 전 여성형 유방'이 아니라 비만 때문에 생긴 지방조직이 가슴부위에 과다하게 축적돼 오는 경우가 많다.

남자 유방조직은 유두'유륜 조직만 남고, 유방조직은 대부분 퇴화해 흔적만 남는다. 하지만 체내 호르몬 불균형이 생기면 유방조직이 지속적으로 발육하고, 유방조직 주위로 지방조직이 모여 커지는 것을 '여성형 유방'이라고 한다.

여성형 유방은 드물게 약물복용 또는 고환이나 부신 종양, 간 이상으로도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소아에게 그런 경우는 극히 드물다. 유방조직 주변엔 지방조직이 잘 모이는 특성이 있다. 가슴에 한 번 모인 지방조직은 다른 부위와 달리 운동이나 다이어트로 빠지지 않는다. 이 때문에 비만이 생기기 전 미리 주의해야 한다. 여성형 유방은 자연스레 없어지기도 한다. 따라서 6개월 이상 관찰하는 것이 원칙이다. 유방조직을 제거하는 수술도 있지만 소아에게는 시행하지 않는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도움말=대구파티마병원 유방외과 김상윤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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