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국전쟁 미군 오폭 위령탑 건립을"

구미 형곡동 주민들 촉구

한국전쟁 당시 미군의 오폭으로 희생당한 구미 형곡동 일대 피해자와 유족들이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한 위령탑 건립을 촉구하고 있다.

미군의 오폭사건이 발생한 곳은 구미시 형곡동에 속하는 시무실마을과 사창마을. 이곳은 금오산 자락으로 사방이 둘러싸인 지리적 특수성 때문에 한국전쟁 때 김천, 칠곡 북삼 등 인근지역에서 피난을 가지 못한 주민들이 대거 몰려들었다. 유족들은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0년 8월 16일 오전 10시쯤 미군기 8, 9대가 이 일대를 폭격하는 바람에 30여 가구 130여 명의 주민과 피란민이 한꺼번에 목숨을 잃었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이 밖으로 드러난 것은 1999년 충북 영동의 노근리 양민학살사건이 불거지는 등 한국전쟁 당시 오폭이나 학살사건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부터이다.

이 사건은 '진실 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과거사위원회)가 2010년 6월 30일 형곡동 일대에 미군의 폭격으로 최소한 29명이 사망했다고 규정하면서 어느 정도 규명됐다. 과거사위원회는 이 사건과 관련,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에 대해 희생자위령사업을 지원하고, 사과나 피해보상과 관련해 미국 측과 협상하고 부상 피해자의 의료비를 지원하며 역사기록을 수정해 등재하라고 권고했다.

그러나 정부와 구미시는 이 사건에 대한 희생자위령사업 등 지원을 외면하고 있다. 과거사위원회가 해산된 뒤 각 지자체는 해당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마저 없앴다.

희생자 유족과 피해자들은 이미 1992년 '위령탑 건립추진위원회'를 구성한 뒤 두 차례에 걸쳐 구미시에 위령탑 건립 건의서를 제출했지만 반영되지 않았으며, 보상이나 명예회복은 검토조차 되지 않고 있다.

손홍섭 구미시의원은 "피해 주민과 유족을 위해 최소한의 예의를 갖출 수 있도록 위령탑을 건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미'전병용기자 yong126@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