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관중 700만명 기대 물거품될 수도…KBO·구단 초긴장

소문만 무성하던 프로야구 승부 조작이 점차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야구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소문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해외파들의 국내 복귀로 사상 첫 관중 700만 명 시대를 열 기대에 부풀어 있는 프로야구계는 매머드급 폭풍에 휩싸일 전망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와 각 구단은 선수들을 대상으로 승부 조작 가담 여부를 파악하는 등 검찰의 수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는 15일 오른손 투수 문성현(21)이 불법 도박 사이트 브로커로부터 경기 조작에 가담하라는 권유를 받았으나 이를 거절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넥센은 현재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 참가 중인 선수들을 대상으로 경기 조작 관련 조사를 벌였고,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나 문성현은 경기 조작에는 가담하지 않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승부 조작과 관련, 현역 선수의 진술이 나오면서 야구계에 떠도는 소문이 실체를 드러낼 가능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 서울을 연고로 한 프로야구 구단의 투수 2명이 경기 조작에 연루됐다는 진술을 확보한 대구지검의 수사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는 야구계에서는 의혹을 받는 선수 명단이 구체적으로 떠도는 등 승부 조작이 프로야구에도 마수를 뻗친 것으로 사실상 받아들이고 있다.

한 야구인은 "승부 조작과 관련, 서울을 연고지로 한 팀의 선수이름이 공공연하게 나돌고 있고, 선발투수 쪽으로 의혹이 짙어지고 있다"며 "뜬소문들이 구체적인 정황으로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해당 구단은 물론 야구계 전체가 엄청난 후폭풍에 초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 연고구단인 삼성도 일본 오키나와에서 전지훈련 중인 선수들을 대상으로 자체 진상 조사를 벌이고 있다.

삼성 구단 관계자는 "선수들을 대상으로 자진신고 및 면접 등을 통해 진상 파악에 나섰으나 연루 의혹을 가질 만한 단서가 나오지 않았다"며 "수사상황을 지켜보는 한편 계속해서 선수들을 상대로 가담 여부 등을 파악할 것"이라고 말했다.

KBO 또한 신중한 태도를 견지하며 검찰 수사를 주시하고 있다. KBO는 검찰이 경기 조작에 가담한 선수들을 기소하고 재판에서 혐의가 확정된다면 영구제명 등 강력한 제재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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