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대 총선에 즈음하여 거취 일체를 포괄적으로 당에 맡기겠다. 따로 공천 신청을 하지도 않겠다.'
새누리당 내 최다선으로 친박계의 좌장 역할을 해온 홍사덕 의원(대구 서구)이 승부수를 던졌다. 홍 의원은 14일 자신이 서명한 이 같은 위임장을 권영세 사무총장에게 전달하면서 중진 의원들의 신청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공개해줄 것을 당부했다. 홍준표 전 대표가 공천 신청을 하지 않고 당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한 방식과 같다.
홍 의원은 당초 대선 과정에서의 중진역할론을 내세우면서 중진 용퇴론을 일축하고 일찌감치 공천 신청을 할 예정이었으나 이날까지 신청을 미룬 채 고민해 왔다.
홍 의원은 15일 매일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공천 신청 포기가 총선 불출마는 아니다"며 출마 의지를 강조했다. 그는 다선 의원들의 용퇴 물꼬를 트려는 의도가 없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그는 "다른 중진들이 공천 신청을 마칠 때까지 기다렸다"며 "공천 신청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신청 포기 입장을 공개한 것도 그들을 배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 의원의 공천 신청 포기는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을 의식한 정치적 결단이라는 해석을 낳고 있다. 정홍원 공직후보자추천위원장이 전날 대구경북지역에 대한 비례대표 공천배제 방침을 밝히면서 "나라와 당을 위해 자기를 희생하고 자기를 버리는 많은 분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중진들의 용퇴를 촉구하고 나섰는데도 호응이 없자 자신이 화답하고 나선 셈이다. 이와 관련, 그는 "친박계 좌장으로 불리는 사람이 쇄신 바람에 맞서는 모양으로 비치는 것은 피하고 싶었다"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하지만 홍 의원이 한 발 물러남에 따라 중진들의 불출마가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공천 신청을 마친 복수의 중진의원들도 불출마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홍 의원의 공천 신청 포기로 대구 서구 공천 구도도 급변하고 있다. 홍 의원이 불출마는 아니라고 밝히고 있지만 사실상 그의 서구 불출마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강하다. 홍 의원은 "총선은 물론이고 향후 대선 과정에서 여러 번 고비가 있을 수 있다"며 "경험있는 중진들이 중심을 잡고 있어야 흔들리지 않고 맞설 수 있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현재 서구에 새누리당 공천 신청을 한 예비후보들은 곽창규 금융보안연구원장, 김상훈 전 대구시 경제산업국장, 김욱주 새누리당 대구시당 부위원장, 윤진 전 서구청장 등 4명이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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