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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삼력의 시네마 이야기] '다양성 영화' 개봉을 준비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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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주에는 필자가 연출한 3편의 영화들이 개봉한다. 많은 개봉관에서 상영되지는 않지만, 영화에 출연한 배우들과 제작진에 대한 예의로 꽤 오랜 시간 개봉을 준비해왔다. 소위 상업영화라 부르는 많은 제작비가 투입된 작품들과 달리 독립, 저예산, 예술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기에 '다양성 영화'라는 명칭이 사용되는 작은 영화들을 상영하기 위해서는 연출자가 해야 할 일이 많다.

우선 각 극장에 개봉할 상영본이 다르기에 매체별로 상영본을 제작해야 하고, 홍보 대행사 등 영화의 마케팅을 위탁할 수 없는 경우 포스터 제작을 위한 자료와 사진 정리 등을 해야 한다. 언론 홍보를 위한 보도자료와 예고편, 방송사 제공을 위한 축약된 비디오 제작 역시 감독의 몫이다. 제작사나 영상위원회에서 개봉 비용을 지원해주고 배급사에서 극장을 확보해 주긴 하지만, 개봉과 관련된 업무가 무척 많아서 연출자는 영화의 제작에 필요한 시간만큼이나 개봉 준비를 위한 행정에 많은 시간을 투입한다. 특히나 필자의 경우 직장은 부산이고 관련 제반 업무는 서울에서 진행해야 해서 관련 교통비 역시 만만치 않았다.

이런 고충을 가족들, 영화를 제작해 보지 않은 지인들에게 설명하기는 쉽지 않다. 거의 매년 영화를 만들고 또 개봉을 준비하다 보니 매일 여유가 없고 바쁘다며 명절에나 얼굴을 보여줄 수밖에 없는 속사정을 설명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것이다.

심지어 이번 주에는 다음 영화 기획건 준비가 늦다며 중견감독 선배에게 애정어린 꾸지람을 들었다. 온 신경이 개봉과 관련한 업무에 집중된 시기이지만 영화가 제작되는 순간 업무가 종료되는 기성영화만 연출해 왔던 선배 입장에서는 무척 게으르고 한심해 보였나 보다.

가끔 졸업하고 현업에 진출한 제자들이나 후배들이 커뮤니티사이트나 메일로 쪽지, 편지 등을 보내온다. 내용은 늘 같은데 너무 좋아서 시작한 일이 왜 이렇게 하루하루가 고통스럽고 힘든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나도 같은 심정이다'가 나의 답장이다. 너무 사랑해서 시작한 꿈이 일이 되었을 때 느끼게 되는 이런 감정들을 다른 업종에 종사하시는 분들이 보신다면 사치라고 할지도 모른다. 일면 타당한 의견이다. 사치는 가난을 동반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런 가난과 생활의 피폐함이 후회를 낳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못했을 때 가지게 되는 후회 역시 크기 때문에 따지고 보면 영화를 사랑한 '애정' 자체가 원죄가 되고 만다. 이렇게 개봉을 준비하는 분주함과 기대, 그리고 당장 다음 달 생활을 걱정해야 하는 공포 속에서 한 주가 지나가고 있다.

김삼력 영산대 영화영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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