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연극 맛있게 먹기] 시학(詩學'Poetica) (2)

플롯 등 비극의 6대 요소 조화 이뤄야 '카타르시스'

아리스토텔레스는 자신의 저서 '시학'을 통해 비극이 가장 완벽한 문학이라고 말하고 있다. 비극이 가장 완벽한 문학의 요소를 지니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 요소들은 '플롯' '성격' '사고력' '조사' '노래' '장경'이라고 부르는 여섯 가지로 모두 모방과 관련된 비극의 구성요소이기도 하다. 이처럼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하는 비극의 구성요소를 살펴보면 모두 모방과 관련이 있다. 단지 차이점이 있다면 그것이 모방의 대상이냐, 수단이냐, 방법이냐 하는 것일 뿐이다.

모방의 대상, 수단, 방법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다시 한번 비극의 정의를 떠올려 보자. 비극은 모방을 통해 '연민'과 '두려움'을 일으켜서 그런 감정들의 '카타르시스', 즉 감정의 정화를 이루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연민은 중심인물 흔히 말하는 주인공의 처지를 관객들이 마음이 답답해질 정도로 불쌍하게 여기는 상태로 이것은 관객들의 이성적 판단을 흐릴 만큼 강하다. 그리고 공포라고도 부르는 '두려움'은 흔히 말하는 호러연극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주인공에게 일어난 무서운 일이 관객인 자신에게도 일어날 수 있다는 두려움과 걱정을 말한다.

그러한 것들이 작품의 결말에 가서 모두 해결될 때 감정의 정화, 즉 카타르시스가 생기는 것이다. 하지만 연민과 두려움이라는 관객의 정서는 뒤바뀜과 깨달음이라는 플롯의 조건이 충족될 때 가능하다. 물론 이러한 것들은 모두 모방에서 출발한다. 그러면 이제 다시 모방의 대상, 수단, 방법으로 돌아가 보자.

아리스토텔레스가 생각한 모방의 대상은 여섯 가지 요소 중에서 세 가지 요소로 첫 번째는 구조 즉 플롯이며, 두 번째는 성격, 세 번째는 사상이라고도 할 수 있는 사고력이다. 그리고 모방의 수단으로는 두 가지 요소를 꼽는데 첫 번째는 어법이라고도 말하는 언어표현 즉 조사이며, 두 번째는 음악이라고 볼 수 있는 노래이다. 마지막으로 모방의 방법으로 보는 요소는 시각적 장치로 이는 현대에서 주로 스펙터클이라고 부르는 볼거리 즉 장경이다. 위의 여섯 가지 요소들은 현대의 연극에서도 여전히 이론적으로 유효하며 심지어 영화에서도 적용이 가능한 요소들이다.

시학에서 말하는 비극의 구성요소 여섯 가지는 현대에서도 여전히 중요한 요소이다. 특히 플롯은 여섯 가지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이는 저자인 아리스토텔레스의 생각일 뿐만 아니라 현재를 살아가는 다수 학자들의 생각이기도 하다. 실제로 플롯은 서사구조를 가지고 있는 모든 작품들에서 빼놓고 얘기할 수 없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그렇기 때문에 기원전에 탄생한 시학이 현대에서도 여전히 유효한 이론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구조라고 불리는 플롯과 줄거리로 불리는 스토리는 어떻게 다르며 또 서사는 무엇일까? 이것들은 서로 어떻게 다른지 반드시 이해할 필요가 있다.

먼저, 스토리는 인물, 배경, 사건 등이 시간적 순서대로 흘러가는 이야기인 반면에 플롯은 스토리와 달리 인과관계가 포함된 이야기의 구조나 틀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니까 작가는 시간순서보다는 인과관계순으로 작품을 구성하고, 관객은 작품을 본 후에 자신도 모르게 작품을 시간순으로 재배열해서 작품의 스토리를 정리하는 셈이다. 다음으로, 서사는 사건의 서술을 뜻하는데 서사구조를 가지고 있는 작품들로는 서사시, 소설, 역사, 신화, 전설, 연극, 영화, 뮤지컬, 무용, 오페라 등 문학 외에도 그 종류가 무수히 많다. 그러므로 플롯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은 서사구조를 가지고 있는 작품과 관련된 모든 사람들이 공부해야 할 필독서가 된 것이다. 시학은 그야말로 모든 예술 분야의 기본 이론서로 특히 서사가 있는 예술에서는 빼놓고 생각할 수 없는 필독서인 셈이다.

안희철 극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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