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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50주년 맞은 대구 예총, 자생력 키워야

대구 예총이 창립 50주년을 맞았다. 1962년 경북 예총으로 출발해 1982년 대구와 경북이 분리되면서 대구 예총으로 지금까지 이어졌다. 10개 기간단체 6천500여 명의 회원이 활동 중이며, 1994년 대구 민예총이 출범하기 전까지는 유일한 문화예술인 연합 단체였다. 한국 예총이 그러했듯 대구 예총도 초창기에는 자생단체였으나 70년대에 들면서 대부분의 운영비와 행사비를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지원하면서 관변단체가 됐다. 이후 여러 공연, 전시 행사와 1990년대 이후에는 활발한 국제 교류 행사로 단체의 존재감을 이어왔다.

하지만 모든 예산을 정부에 기대다 보니 역할에 한계가 많았다. 문화예술인 총연합회지만 중요 이슈가 있을 때마다 제 목소리를 내기가 어려웠고, 회원들도 소속감이 많이 부족했다. 90년대 중반에는 문화예술진흥기금 심사권까지 지방자치단체로 넘어가면서 대구 예총은 10개 단체 회장단 모임 정도에 지나지 않았다. 여기에다 회장단마다 입장이 다르고, 예총 회장 선출 때마다 불거진 잡음으로 많은 회원의 외면을 받았다.

50주년을 맞은 대구 예총이 명실상부한 문화예술인 총연합 단체가 되려면 무엇보다 자생력을 키워야 한다. 이는 기금 조성을 위한 회장단의 노력과 함께 회비 납부 등 회원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있어야 가능하다. 대구시의 지원도 절실하다. 대구문화예술 정책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결정하는 동반자로서 대구 예총을 활성화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대구 예총의 자각이다. 단체는 회원을 돕고, 힘이 될 때 존재가치가 있다. 협회장 선거나 예총 회장 선거 때만 회원이 북적거리는 예총은 있으나마나다. 50년 역사를 자랑할 것이 아니라 앞으로 50년을 위해 고민하는 대구 예총의 모습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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