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DIP 재계약 불발 뒤끝, 계명대 '실력행사'

대구시와 계명대간의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DIP) 임대 재계약 갈등이 결국 '실력행사'로 이어지고 있다.

계명대가 새학기를 맞아 학생 교육용 공간 마련을 이유로 DIP가 이용하는 주차장 일부를 없애고 차량 통행을 제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입주기업들은 학교가 지나친 통제를 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으며 대구시의 무대응에 대해서도 비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001년 지역 IT산업 발전을 위해 설립된 DIP는 남구 대명동 계명대학교의 건물 일부(3만5천808.27㎡)를 10년간 임차해 사용해왔다. 지난해 임차계약 만료를 앞두고 대구시와 계명대는 수차례 재계약을 논의했지만 임차료와 일부 임차면적의 반환 등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해 지난해 11월 8일 임차계약 만료시한을 넘겼다.

이로 인해 입주업체와 학생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는 불만이 나오자 이달 16일 대구시와 계명대는 만남을 갖고 임차 재계약에 대해 논의했지만 뚜렷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러한 가운데 20일 계명대는 대명캠퍼스 정문과 차량 통행소 주변에 '다음달 1일부터 전문관으로 내려가는 주행로를 폐쇄한다'는 공고를 붙였다. 이미 차량 통행 제한을 위한 방지봉 심기 밑작업도 마친 상황이다.

계명대 측은 "전문관 일부 주차장에 학생 실습용 공간과 농구장 등 학생시설을 설치하기 때문에 학생 안전 확보 차원에서 차량 통행을 제한하기로 했다"며 "얼마전 차량이 미끄러지며 담벼락을 부딪히는 사고도 발생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DIP 측은 "계명대는 운동장을 가로질러 주차장으로 향하라고 하지만 이 길이 오히려 학생들의 안전에 위협적이다"며 "바로 코앞으로 가는 길을 놔두고 후문까지 정반대로 돌아가는 것은 기업들과 방문객 모두에게 불편하다"고 주장했다.

또 계명대는 전문관 주차장에 학생시설을 두기 위해 주차장 일부에 컨테이너 건물을 올리는 등 교육용 공간의 활용을 검토 중이다. 새학기를 앞두고 DIP로부터 교육에 필요한 부지를 반환 받지 못해 차선책으로 선택한 것이다.

하지만 DIP가 입주한 계명대 대명캠퍼스는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돼 있어 학교가 마음대로 임시건축물을 지을 수 없어 계명대의 행동이 입주기업 압박용이라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

위니텍의 추교관 대표는 "계명대 조치는 입주 기업들을 지치게 만들어 자발적으로 나가게 하려는 속셈"이라며 "다음달부터는 주차비도 올린다는데 이제는 우리 기업들도 참지 않을 것이다"고 비난했다.

노경석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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