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역 섬유·車부품 수출증대…농업은 15년간 4천억 생산감소

대구경북 제조업 수출 연평균 2억달러 증가 기대

대구경북 경제가 '수출 증대'의 기회를 맞이했다.

세계 최대 경제대국인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발효가 다음 달 15일로 결정되면서 지역 주력 산업인 섬유와 자동차 산업이 경쟁력을 갖게 된 것. 섬유와 자동차 부품 업계는 이번 FTA의 발효가 침체된 지역경제의 분위기를 전환할 수 있을 것이라며 반기고 있다. 반면 농축산업계는 큰 피해를 입을 것이라며 우려섞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대구경북 산업계는 한'미 FTA가 대미 수출 전반에 걸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2010년 말 기준 대구경북 대미 수출액은 84억달러로 전년 대비 40% 가까이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대구상공회의소 관계자는 "대구의 경우 대미 교역액이 2009년 금융위기를 제외하고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특히 수출이 크게 증가해 지난해 역대 최대인 6억3천만달러의 무역흑자를 달성했다"고 말했다.

특히 섬유업계와 자동차 부품업계는 FTA 발효로 즉각적인 효과를 누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섬유업계는 평균 13.1%(최대 32%)의 관세가 폐지돼 국내 제품의 가격경쟁력이 크게 올라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섬유개발연구원 이춘식 원장은 "섬유는 연평균 600만달러의 무역수지 흑자가 기대된다"며 "새로운 수출 환경에 맞춰 지역 기업들이 만반의 준비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섬유산업협회는 이번 FTA 발효로 15년간 연평균 4천800억원의 생산증대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자동차 부품업계는 관세철폐로 인해 완성차의 판매량 증가뿐 아니라 부품의 직접적인 수출도 늘어날 수 있다며 반기고 있다. 현대기아차 등 국내 완성차업계는 관세가 점차적으로 철폐되면 판매가를 낮출 수 있어 대미 수출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자동차 부품의 경우 2.5~4%의 미국 관세와 최대 8%인 한국측 관세가 바로 없어지면서 국내 부품업체들의 대미 수출 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지역 농축산업계는 한'미 FTA로 값싼 미국산 농'수'축산물이 몰려오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경북도는 한우와 사과, 포도, 참외 등 FTA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품목의 전국 최대 생산지이다.

경북도에 따르면 한'미 FTA 발효 이후 15년차에 지역 농수산물 생산감소액은 4천415억원으로 나타났다. 쇠고기 생산감소액이 1천186억원으로 가장 심하고, 다음으로 참외 611억원, 사과 577억원, 돼지고기 527억원, 포도 515억원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한국무역협회 이동복 대구경북지역 본부장은 "한'미 FTA로 대구 제조업 수출은 연평균 1천800만달러, 경북은 1억9천400만달러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FTA 역기능을 최소화하고 혜택을 누리기 위해 농업 부문 피해대책을 마련하는 한편 산업별 전략적 육성 정책을 지역에서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경석기자 nks@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