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학생들이 정말 무섭습니다."
교내 폭력으로 적발된 포항 A중학교 학생들의 행위는 중학생들의 행위라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상상을 초월했다.
A중학교 측은 지난 1년 동안 해당 학생들의 폭행과 금품 갈취가 점점 심각해지자 제지에 나섰으나 이들의 행위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학교 측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이들에게 주어진 정학과 봉사활동 횟수는 40여 차례가 넘는다. 가해 학생 중 각 학년별 주도자 1명씩은 지난해 10월 말부터 대안학교 수업과 권고 전학 등의 처분까지 내려졌으나 소용이 없었다. 오히려 이들은 훈계하는 여교사를 교무실까지 따라가 동료 교사들이 모두 지켜보는 가운데 "야! 이 ×××아, 네가 선생이면 다냐! 사람 ×같이 보네" 등 입에 담지 못할 욕설까지 퍼부었던 사실이 경찰 조사에서 밝혀졌다. 심지어 의자를 집어던지거나 유리창을 부수는 등 교사를 협박하기도 했다. 또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하기 위해 교사들의 옷에 침을 뱉는 놀이와 여교사의 가슴을 만지는 등의 성추행까지 즐겼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현재 이 학교 여교사 47명 전원(전체 교사의 75%)은 이들의 행위에 견디다 못해 다른 학교로 전출을 희망한 상태에 이르렀다.
이들의 반항은 의무교육인 중학교 과정에서는 전학 권고 외에는 특별한 제재 수단이 없는 점과 체벌 금지 등이 큰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한 교사는 "교사들에게 반항하면 이것이 학생들에게는 영웅담으로 받아들여져 유행처럼 번졌다. 수차례 학부모 면담을 하고, 정학 등 제재를 했으나 그럴수록 아이들의 반항은 더욱 심해졌다. 학생 중 1명은 피해자 부모들의 요청에 의해 지난해 초 타 학교로 전학을 보냈으나 거기서도 적응을 못 해 다시 우리 학교로 돌아왔다. 벌을 세워도 무시하고, 식사 중인 교사의 머리를 쓰다듬는 등 교권을 무시하는 학생에 대해 우리가 도대체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라고 털어놨다.
포항교육지원청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21일 특별 회의를 갖고 차후 대응방안 등을 논의했지만, 뾰족한 대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포항교육지원청 관계자는 "학생들이 강하게 교권에 반항할 경우 이를 제재할 방법이 없다"고 했다.
한편 경찰과 교육청은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교사와 경찰이 바로 연락할 수 있는 핫라인을 구축하기로 했다.
폭력을 행사하고 이를 교사 차원에서 감당할 수 없을 때 교사들이 전화하면 해당 학교 담당 형사나 인근 지구대에서 즉시 출동하는 방식을 4월 말까지 시범 시행한다는 것.
경찰 관계자는 "교사들과 다양한 면담을 해본 결과 여교사 등 일부 교사들이 학교 폭력이 이뤄지는 광경을 목격해도 이를 막을 방법이 없다는 호소가 많았다. 신고 사항이 사법처리 대상이 아니라고 해도 다른 학생들이 두려움을 느끼거나 교사가 이를 통제할 수 없다면 바로 신고하고 경찰은 즉시 출동하는 방식"이라고 했다.
포항'신동우기자 sdw@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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