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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거대한 놀이터…잘 놀아야 잘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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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석 지음/ 너머학교 펴냄

'오늘 놀아야 내일이 열린다!'는 도발적 부제는 '열공'의 감옥에 갇힌 10대와 '성공'이라는 함정에 빠진 어른들에게는 다소 충격적이고 역설적으로 들린다. 하지만 40대 후반을 넘어 50대에 들어선,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온 중년들에게 그 의미는 예사롭지 않다. 90인생을 중간평가하는 관점에서 바라볼 때, 결코 열심히 일하는 것만이 인생의 행복과 성공을 보장하는 모든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잘 노는 것에 익숙지 않은 대한민국 중년의 전형적인 오락은 술과 골프라고 할 수 있다. 좀 더 여유(?)가 있는 경우 바람피우기 정도가 추가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물론 적당한 술과 골프는 사교와 건강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이것들에 빠져 사는 것은 컴퓨터'모바일 게임에 중독된 청소년들만큼이나 위험하다. 제대로 놀 줄 모른다는 것은 청소년이나 어른이나 삶을 위협하는 최대 장애물이다.

저자는 '논다는 것'은 조물주가 이 세상을 프로그래밍하다가 잘못 집어넣은 '버그'라고 표현했다. 이 버그 덕분에 인간들은 훨씬 잘 쉬고, 다음에 일을 할 때 더 힘차게 나설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과연 조물주의 단순한 실수일까. 아니면 의도된 실수였을까. 어쨌든 인간은 놀이와 일의 조화가 잘 이뤄질 때에만 성공과 행복을 함께 얻을 수 있는 존재이다.

놀이는 일을 더 잘하기 위해 휴식한다는 의미와 또 무언가를 배우고 창조성을 키우는 수단으로서도 의미가 있지만, 감정의 방어벽을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좌절과 성공, 실패와 극복, 경쟁과 협동 등 삶의 원리가 놀이를 통해 깨우쳐 진다. 놀이의 중요성은 바로 감정에 있는 것이다.

그동안 쉬지 않고 일이나 공부만 할 수는 없으니까 놀이가 중요하다거나, 교과 지식을 놀이를 통해 배우면 더 잘 익힐 수 있다거나, 놀이로 기억력과 판단력, 절제력 등의 능력을 키울 수 있다는 실용적 이유 때문에 '노는 것'이 중요하다는 주장이 많았다. 그러나 이것이 놀이의 본질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게임(놀이)에서든 현실에서든 항상 이길 수는 없다. 우리는 외로움, 분노, 답답함, 무서움, 역겨움, 공포 같은 감정을 경험한다. 싫지만 살면서 꼭 필요하고 겪지 않을 수 없는 이 감정에 휘둘리지 않으면서 삶의 에너지로 바꿀 수 있는 힘을 바로 놀이에서 키울 수 있다. 특히 승패가 걸려 있는 놀이를 하면서 감정을 만나다 보면 내성이 생기며 방어력이 서서히 올라가기 시작한다. 책만으로는 배울 수 없고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감정을 다루는 힘을 놀이를 통해 키울 수 있다.

심각한 사회문제로 부상한 청소년 게임중독 역시 놀이의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놀이(게임)를 시작하기로 스스로 결정했듯이, 놀이를 그만두고 나오는 것도 스스로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놀이를 멈추는 것이 내 스스로인가, 아니면 타인(부모)인가 하는 것도 하나의 게임인 셈이다. 게임에서 이기는 청소년은 인생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

저자는 또 TV 개그, 온라인 게임, 백화점 장난감 같은 퍽퍽한 놀이를 벗어난 유기농 놀이를 제안한다. 텃밭에서 직접 채소 길러먹기, 친구들과 얼굴을 맞대며 즐기는 놀이, 상대의 약점을 고려해서 함께 도전하고 즐기는 놀이는 우리를 건강하게 만들고 창의적인 재능을 발견할 수 있는 계기도 만들 수 있다.

자신이 정말 재미있어 하면서도 잘하는 것. 이것을 찾는 사람만이 인생의 성공과 행복을 다 얻을 수 있다. 그래서 놀지 않으면 내일은 열리지 않게 된다. 144쪽, 1만1천원.

석민기자 sukm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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