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절인 1일 오후 3시 30분 대구도시철도 2호선 두류역 지하상가. 3m 앞의 사물도 제대로 식별할 수 없을 정도로 암흑천지였다. 4, 5m 간격으로 벽에 설치된 비상등이 불을 밝히고 있었지만 어둠을 걷어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곳 상인들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6분쯤 두류역 지하상가 전체가 정전됐다. 160여 개 점포 상인들은 촛불이나 손전등을 밝힌 채 개점휴업 상태로 자리를 지켰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아 장사는커녕 점포 앞에 내놓은 물건을 치우거나 문을 내릴 수도 없었다. 한 상인은 "5년간 장사를 하면서 이런 일은 처음이다. 정전 예고 방송도 듣지 못해 너무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도시철도를 이용하기 위해 찾은 시민들도 큰 불편을 겪었다. 다행히 지하상가 한 층 아래 두류역사에는 전력이 정상적으로 공급되고 있었지만 시민들은 대합실로 내려가거나 지상으로 빠져나가기 위해 더딘 걸음으로 어두컴컴한 통행로를 지나야 했다.
직장인 김민호(33'중구 대신동) 씨는 "도시철도에서 내려 지상으로 올라가는데 갑자기 정전이 됐다. 10여 년 전 대구 도시철도 참사 생각이 나면서 식은땀이 났다"고 말했다. 주부 이은주(35) 씨는 "다섯 살 딸과 함께 도시철도를 이용하려고 대합실로 내려가다가 몇 번이나 넘어질 뻔했다"며 "정전이 됐으면 비상등이라도 밝혀야 하는데 시민들이 많이 찾는 도시철도를 이렇게 부실하게 관리할 수 있느냐"고 불평했다.
도시철도 2호선 두류역 지하상가의 불은 2시간 30분가량 지난 후에야 들어왔다. 한국전력에 따르면 이번 정전은 인근 교보생명 건물의 고압 전선 설비가 고장나면서 전선을 공유하고 있는 주변 건물과 두류역 지하상가도 함께 정전이 된 것.
하지만 주변 건물과 교통신호등 등은 정전 1시간 만에 전기가 공급됐지만 지하상가는 그로부터 1시간 30분이 더 지나서야 복구가 됐다.
상인 김모(45) 씨는 "지하상가 관리사무소 담당 직원이 전기 설비의 작동 방법조차 제대로 모르고 있었다. 정전이 될 때나 전력이 복구된 다음에도 관리사무소 측은 아무런 안내도 없었다"고 화를 냈다.
이에 대해 두류역 지하상가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고압의 전력을 다시 연결하기 위해 안전장치를 하는 등 준비 시간이 좀 걸렸다. 정전의 정확한 경위를 파악해 상인들에게 설명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황희진기자 hh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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