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시화(市花)가 목련이라는 사실, 알고 계세요?"
'박영희작품우리옷' 대표 박영희(사진) 씨는 20년째 한복 위에 목련을 피우고 있다. 곱고 단아한 이미지의 목련은 한복의 이미지와도 잘 어울려,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다.
"20년 전, 우연한 기회에 한복 위에 꽃 그림을 그려봤어요. 잘 어울리더라고요. 젊은 시절, 천 위에 수를 놓고 그림을 그리는 것을 좋아해서인지 그림 그리는 게 어렵지 않았어요."
그는 목련을 그릴 때 물감으로 명암을 표시하고 은은한 펄을 섞어 열처리를 한다. 그래서 멀리서 보면 입체감이 살아 있다.
그가 한복에 그리는 꽃은 목련에 그치지 않는다. 약속 장소에서 누군가를 기다리면서 메모지에 그린 겨울 나무. 그 스케치를 한복에 옮기자 독특한 무늬가 완성됐다. 자칫 촌스러워질 수 있는 장미는 기하학적으로 변형시켜 그린다. 사람들은 "이런 한복은 한 번도 본 적이 없다"고 말하며 좋아한다.
사실 일찍이 섬유가 발달한 대구의 소비자들은 서울보다 훨씬 화려하고 새로운 디자인을 추구한다. 그렇기 때문에 한복 디자이너들도 끊임없이 연구해야 한다는 것. 30년째 한복을 만드는 박 씨는 "작품성 없이 살아남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목련을 그려 넣을 때도 나름의 원칙이 있다. 키가 큰 사람에겐 목련나무 가지와 함께 큰 꽃송이를 그리고, 키가 작고 아담한 사람에겐 목련 꽃송이만 작게 그린다. 드레스를 대신하는 신부의 한복은 목련을 아주 작게 수십, 수백 송이를 그려, 화려함을 극대화시킨다. 30년간 익힌 감각으로 권해주는 그의 한복은 어김없이 잘 어울린다.
그는 아예 스스로를 '목련'이라고 생각한다. 목련의 단아하고 밝은 이미지를 닮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목련의 꽃말은 '자연의 사랑' '존경' '은혜'입니다. 우리나라 꽃이 무궁화이듯, 대구 꽃은 목련이라는 것을 기억했으면 해요."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사진'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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