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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볕 좋아하는 소나무·이팝나무 3호선 교각 아래 심는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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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남구 대명동 앞산순환도로의 현충고가차도 아래엔 갈색으로 변해버린 소나무가 세 그루 심겨 있다. 그러나 충분한 햇볕과 수분을 공급받지 못해 죽어가고 있었다. 손으로 가지를 잡아당기자 힘없이 부서졌다. 소나무 주변에 심긴 화초들도 햇볕을 받지 못해 누렇게 시들어가고 있었다.

5일 이곳을 찾은 대구생명의 숲 백승기 사무국장은 "고가도로 아래는 수목 생존이 어렵기 때문에 화단 등을 조성할 때는 신중한 계획이 필요하다. 특히 일조량에 민감한 나무나 화초를 심을 경우 대부분 고사한다"고 지적했다.

대구시내 일부 고가차도 아래에 심어진 나무들이 충분한 햇볕을 받지 못해 고사 직전에 처해 있다. 특히 현재 공사 중인 도시철도 3호선 일부 교각 아래 식재된 가로수들도 햇볕이 들지 않아 정상적인 생육이 어렵다는 수목 전문가들의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6일 대구 도시철도건설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도시철도 3호선 대봉교~동성초등학교 네거리 구간에 화단을 만들어 이팝나무, 소나무 등을 심었다. 각 나무당 3~5그루가량 심었고, 3호선 건설 진척 상황에 맞춰 점진적으로 식재량을 높일 계획이다.

하지만 수목 전문가들은 "이곳에 식재된 이팝나무와 소나무 등은 햇볕을 많이 받아야 잘 자라는 '양수(陽樹) 식물'이어서 그늘이 많이 지는 3호선 교각 아래에는 정상적으로 생장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대구수목원 강신구 연구사는 "이팝나무와 소나무는 대표적인 양수 나무로 그늘이 많은 장소에서는 잘 자라지 않는다"며 "고가다리 밑이나 도시철도 교각 아래엔 하루에 4시간 정도만 햇볕을 쬐어도 생육에 지장 없는 '음수(陰樹) 식물'인 가시나무나 배롱나무 등을 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계명대 김종원 교수(생물학과)는 "이팝나무는 줄기가 곧게 자라는 교목성 식물이어서 나중에 별도의 가지치기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도시철도건설본부 관계자는 "대봉교~동성초교 구간은 교각 미관개선 시험시공 구간으로 향후 전 구간에 화단을 조성할 때 구간별로 적합한 수종을 심을 것"이라며 "심은 나무의 생장 및 발육 상태와 시민,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한 뒤 최종적으로 심을 식물들을 구간별로 선정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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