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마트 아니었나…의무휴업 왜 빠졌지?'

율하 롯데쇼핑 '새옹지마'…하나로클럽 '어부지리'

대구 동구 롯데 율하쇼핑프라자(사진 위·아래 왼쪽)와 달성군 하나로 클럽 (아래 오른쪽) 은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규제되는 대형마트 분류에서 빠져 형평성 시비가 일고 있다. 매일신문 자료사진
대구 동구 롯데 율하쇼핑프라자(사진 위·아래 왼쪽)와 달성군 하나로 클럽 (아래 오른쪽) 은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규제되는 대형마트 분류에서 빠져 형평성 시비가 일고 있다. 매일신문 자료사진

'어 우리는 빠졌네.'

동구 롯데쇼핑프라자와 달성군 하나로클럽이 대형마트 규제에서 제외돼 유통업계에서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두 업체 모두 사실상 대형마트 영업을 하고 있지만 등록 당시 업종과 취급 품목 비율 때문에 규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새옹지마, 영업 면적 대구 2위 롯데쇼핑프라자

2010년 개점한 롯데율하쇼핑프라자점 내 롯데마트는 영업 면적에서 규모가 홈플러스 성서점(1만6천850㎡)에 이어 1만2천500㎡로 대구 지역 내 20개 마트 중 2위다. 지난해 725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성장세가 무섭다.

하지만 대형마트 의무 휴일에서 빠졌다.

개점 때 등록 과정에서 동구청이 골목상권 보호 명분으로 마트란 상호 사용과 등록을 막고 대형 쇼핑몰로 묶어둔 탓이다. 롯데는 문 열 당시 대형마트로 등록하길 원했고 간판 역시 '롯데마트'로 내걸려 했으나 동구청의 반대로 롯데쇼핑프라자란 이름과 대형쇼핑몰로 등록했다. 마트란 상호로 등록과 영업까지 한다면 상권에 더욱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당시 이미 설계 단계부터 입점하는 점포들의 성격을 아울렛과 마트로 계획해 놓은 롯데로서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했다. 둘은 개점이 임박할 때까지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지만 개점 때 한발씩 양보하면서 가칭으로 사용해왔던 '롯데쇼핑프라자'로 의견을 모았다.

롯데마트는 법적인 하자가 없는 매장에 대해서는 지역 정부의 조례내용과 상관없이 영업을 실시한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져 롯데마트 율하점의 영업 여부가 주목받고 있다.

대형마트 관계자들은 "경쟁 대형마트들은 모두 문을 닫아 롯데마트의 매출 상승이 기대되고 있는 실정"이라며 "하지만 반야월시장과 목련시장이 가까이 있는데다 엄연히 대형마트란 점에서 규제 대상에서 제외될 경우 대형마트 영업 규제가 반쪽자리 행정이라는 비난을 살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어부지리, 농산물 도매 취급 하나로클럽

달성군 화원읍 하나로클럽도 대형마트 영업 규제 대상이 아니다.

매장 면적이 6천600㎡, 일평균 매출 2억7천만원 수준에 대형마트와 같은 상품 구성을 갖고 있지만 애매한 법 규정상 대형마트 영업 규제에서 빠졌다. 달성군 하나로클럽은 농산물 도매업을 겸하고 있고 농축수산물 매출 비중이 전체 매출의 51%를 초과하면 규제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형마트와 별다른 차이가 없고 인근 10㎞ 지역 내 대형마트 5개소와 SSM 7개소가 위치해 있어 대형마트 의무 휴일 날 달서구와 달성군 상권을 독식하게 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인근 대형마트 관계자는 "화원읍과 신도시로 성장한 달서구 월배 지역은 다리 하나만 건너면 된다"며 "하나로클럽이 상당한 반사 이익을 누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주 대형마트 강제휴무를 실시한 충남 서산시의 경우 하나로클럽 매출 약진이 두드러졌다.

서산시에 있는 3곳 대형마트 중 롯데마트와 이마트의 가운데에 위치한 하나로클럽은 대형마트 영업 규제 덕분에 오후 2시쯤 주차장이 가득 차고 주변도로에 극심한 교통체증이 벌어지는 현상을 보이는 등 매출이 수직상승했다.

달성 하나로클럽 고익환 대표는 "하나로클럽의 경우 대형마트로 분류되지도 않았을뿐더러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을 통해 농업 활성화 차원에서 영업하는 것이기 때문에 골목상권 붕괴와 전혀 상관이 없다"고 밝혔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