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5월 1분기 실적발표 '초라한 잔칫상'…電·車만 반짝

1분기 실적 발표 시즌이 절정에 올랐다. 그러나 잔칫상을 차린 것은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속칭 '전차'에 불과했다. 설상가상으로 유럽발 불확실성 시장에서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코스피가 상승 동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전차'만 움직이면서 다른 업종 대표주의 위상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기준으로 이달 들어 10개 업종 대표주 10개 종목의 주가 등락률을 분석한 결과 삼성전자와 현대차, 포스코 정도를 제외하면 대부분 업종 대표주 주가는 모두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통신서비스 업종 대표주 SK텔레콤은 3.58% 떨어졌고 금융업종 대표주 신한지주의 주가는 8.23%, 산업재의 현대중공업은 9.64% 내렸다.

반면 현대차 주가는 이 기간 12.45% 올랐다. 삼성전자도 5.10% 상승했다. 상승세는 1분기 실적 발표에 대한 기대감이 먼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1분기 실적을 27일에 발표한 삼성전자는 매출액 45조원, 영업이익 5조8천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2%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98% 개선됐다. 스마트폰과 LED TV가 효자 상품 역할을 톡톡히 했다.

현대차는 사상 최고 영업이익률을 보이며 모두를 놀라게 했다. 현대차의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0.6% 증가한 20조원, 영업이익은 24.9% 늘어난 2조3천억원이었다. 영업이익률 11.3%는 사상 최고치다. 해외 시장 공략이 제대로 먹혔다는 평가다. 이에 더해 신형 싼타페의 본격적인 출시 효과도 다음 달부터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내수시장 지배력도 확보된다면 2분기도 문제없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대차의 그늘에 현대모비스를 비롯한 자동차 부품주들까지 우량주에 줄을 서고 있다.

그러나 '전차'를 빼면 상승 동력이 없다는 푸념도 나온다. 특히 유럽발 암초로 외국인 자금이 이달 들어 1조원 가까이 빠져나가면서 5월에 대한 장밋빛 전망도 불확실하다. 홍영기 하이투자증권 대구지점 이사는 "삼성전자, 현대차의 쏠림 장세 심화 속에 에너지가 소진되는 방향성 없는 장세가 상당 기간 이어지고 있다"며 "지난해 차'화'정(자동차, 화학, 정유) 장세와 같은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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