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중구 동성로에 신발 전쟁이 불붙고 있다.
신발의 단순 기능성이 강조되는 시대를 넘어 패션 트렌드로 자리 잡은데다 트레킹이 국민 레저 활동으로 자리매김하면서 대형 슈즈 멀티숍이 속속 동성로에 진출하고 있는 것.
3일 오후 동성로 통신골목과 대구백화점 사이 골목. 안이 훤히 보이는 통유리 3층 건물 전체가 형형색색의 신발로 꽉 차 있다. 바로 옆 건물 역시 아디다스, 퓨마 등 눈에 익은 10여 개 신발 브랜드 제품으로 가득했다.
동성로상가번영회 관계자는 "2, 3년 사이 대형 신발 편집숍 6곳이 속속 문을 열면서 이 일대가 신신발 골목이 돼 버렸다"며 "요즘은 신발이 대세"라고 밝혔다.
현재 동성로에는 ABC마트, 슈마커 등 약 10여 종의 신발 멀티숍 브랜드 20여 곳이 운영 중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ABC마트 2곳, 슈마커1곳, 레스모아 2곳, 풋 락커 2곳, 풋 웨어 익스프레스 1곳 등)
업계에 따르면 슈즈 멀티숍 붐은 전국적인 트렌드다. 2002년 일본계 신발 체인점인 ABC마트가 서울 압구정동에 첫 매장을 열면서부터 전국 주요 도시에 문어발식 확장을 해 오고 있다. 업계 1위인 ABC마트는 국내에 약 100여 개의 슈즈 멀티숍을 운영하고 있다. 이외에도 슈마커, 레스모아 등 슈즈 멀티숍 빅3 매장만 300곳을 훌쩍 넘고 있다.
신발 시장의 폭풍 성장 배경에는 워킹, 러닝, 등산, 일상화 등 신발이 기능성에 따른 세분화와 함께 디자인을 통한 패션의 완성으로 인식되면서 남녀는 물론 전 연령대를 흡수하는 제품으로 신발의 영역이 확장됐기 때문.
업계 관계자는 "빅3 멀티숍 이외에 병행수입 형태로 5개 미만의 점포를 운영하는 소규모의 슈즈 멀티숍 브랜드만 약 40여 개에 달한다"며 "이러한 슈즈 멀티숍은 10여 년 만에 국내 시장 규모가 연간 약 1조원에 이른다"고 말했다.
대형 슈즈 멀티숍이 동성로를 점령하면서 기존 동성로 신발 골목의 희비도 갈리고 있다. 멀티숍 인근 가게의 경우 손님 유입효과가 있지만 멀찌감치 떨어진 곳은 상권이 점점 위축되기 때문이다.
한 상인은 "젊은 층 위주의 고객들이 슈즈 멀티숍을 많이 찾는 반면 기존 동성로 신발 골목의 주요 구매자는 중장년층으로 상권 충돌은 미미하지만 아무래도 대형 멀티숍 주변으로만 손님들이 몰려 신발 골목의 상권이 상대적으로 약해지는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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