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중증장애인들 휠체어 타고 가산산성 등정 "도전은 즐거워"

천주교 대구대교구 5대리구 소속 50명, 자원봉사자와 등반

천주교 대구대교구 5대리구(구미·김천) 소속 중증장애인들의 도전은 아름다웠다.

6일 이들은 장애를 딛고, 가산산성 정상(중문)까지 오르려 했으나 가파른 경사로 등이 힘에 겨워 결국 헬기장까지 올라가는 데 의의를 둬야 했다. 실제 3분의 2 지점인 이곳까지 가는 것도 이들에게는 힘든 일이었다.

이날 중증장애인 및 가족 50여 명과 자원봉사자 30여 명 등을 진두지휘한 사람은 5대리구 사회복지담당 김상조(대건 안드레아) 신부였다.

김 신부는 중증장애인들의 등반을 격려하면서 손수 무거운 짐을 지고 장애인들의 휠체어를 끄는 일을 도왔다.

변봉희(43·여·장애 1급) 씨는 "8년 전에 금오산에 한 번 오른 적이 있는데, 그 뿌듯함을 잊지 못해 이번에 다시 도전했다"고 좋아했으며, 김광희(53·장애 2급) 씨는 "휠체어를 타고 오르니 자원봉사자들에게 고맙고 미안한 마음"이라고 고백했다.

자원봉사자 역할은 가톨릭 구미운전기사사도회(회장 박영화)가 맡았다. 개인택시 운전기사인 이들은 하루 일을 접고, 총 22대의 택시를 동원하고 가족들까지 나서서 이들 장애인들의 등반을 도왔다.

이 사도회 외에 대학생 봉사자들도 있었다. 이들은 주로 휠체어 끄는 일을 담당했다.

류재승(23·경운대 사회복지학과 3년) 씨는 "앞으로 사회복지사가 될 것이기 때문에 좋은 실습장소에 왔다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했고, 장애인들이 난생처음 도전하는 등반에 힘들지만 뿌듯해하는 표정을 보니 힘이 났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장애우들은 한 생명을 살리기도 했다. 한 산행객이 바위에 올라가 자살을 시도하려 할 때, 장애우들이 다가가 "우리처럼 장애를 가지고도 희망을 잃지 않고 사는데 왜 그러느냐?"며 만류했다. 결국 그 사람은 마음을 돌려 하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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