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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생이 되살린 경북 설화…스토리텔링 공모전 300여편 몰려

▲경북 중·고교생 스토리텔링 작품 공모 수상자들.
▲경북 중·고교생 스토리텔링 작품 공모 수상자들.

'황보 장군은 늘 지나가던 산 중턱에서 천녀(天女)를 만났다. "옥황상제께서 장군의 활 솜씨와 승마 솜씨가 뛰어나다는 것을 알고 천계의 장군에 적합한지 시험하라 명하셨습니다. 저 소나무를 향해 활을 쏘시고 말을 달려 화살보다 먼저 도착하신다면 실력을 인정하지요. "황보 장군은 신중하게 소나무를 향해 활을 당겼다. 말을 달렸지만 소나무에 화살은 이미 꽂혀 있었다. 분을 참지 못한 황보 장군은 애마의 목을 단숨에 잘랐다. 그 순간 꼬리에 검은 깃을 단 자신의 화살이 소나무에 박혔다. 순간의 분노를 이기지 못하고 자신이 가장 아끼는 말의 목을 베어 버린 것. "실력은 천상계의 장수가 될 만큼 뛰어나나, 감정을 조절하는 부분에서 아직 많은 수련이 필요할 듯 싶습니다." 훗날 황보 장군은 달구벌에서 후백제 군사를 격파하는 등 나라에 큰 공을 세웠다.'

이 작품은 담나누미 스토리텔링연구원(김정식 원장)과 학교법인 동곡학원이 마련한 '경북 중·고교생 스토리텔링 작품 공모'에서 대상을 차지한 김민정(18·선화여고) 양의 작품이다. 신라말 고려초 경북 영천시 고경면에 세웠던 금강산성과 성주로 금강장군이라 불렸던 황보 능성 장군의 설화를 재해석했다. 이 지역은 지금도 금강골로 불리며 3사관학교 영내에 말무덤이 있다.

대구경북 14개 지역, 300여 편의 작품이 참여한 이번 공모에서 37편이 우수작품에 선정됐다. 청소년들은 경북 지역에 내려오는 설화나 다양한 명소와 유적에 얽힌 기존 이야기에 상상력을 가미해 흥미를 더했다.

금상을 받은 정재연(19·선화여고) 양의 '인연이 닿는 자, 중앙암에 이르리'는 '돌구멍절'로 불리는 영천 은해사 중앙암과 주변에 산재한 '장군수' '만년송' '극락굴' 등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백범창(16·영천중) 군은 돌할배와 돌할매의 인간세상 체험기를 그린 '돌할매 여행'으로 금상을 받았다.

학교폭력에 시달리던 아이가 백일몽을 꾸는 배지은(17·성주여고) 양의 '어느날 참외가 영그는 세상을 꿈꾸다', 원효대사가 창건한 대사찰로 조선 말기 중건된 경북 경산의 불굴사(佛窟寺)의 설화에 상상력을 입힌 이호창'최호성(17·문명고) 군의 '깨달음의 태양'도 금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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