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조 원대의 다단계 사기 행각을 벌이고 중국으로 도망간 조희팔이 5개월 전에 숨졌다고 경찰이 21일 발표했다. 경찰청은 "조희팔이 지난해 12월 급성심근경색으로 중국의 한 병원에서 숨졌고 응급 진료 기록과 사망진단서, 장례식 동영상 등을 통해 사망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주범 조씨 등이 잡히면 투자금의 일부라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 믿었던 피해자들 입장에서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경찰의 공식 발표에도 불구하고 피해자들은 드러난 정황만으로는 조 씨 사망을 그대로 믿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의 사망을 뒷받침할 만한 DNA 조사 등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고 당국이 5개월이 지나도록 모르고 있었다는 점에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최근 검찰이 핵심 인물 2명을 붙잡아 수사 중이고 경찰도 조 씨 행방을 추적해 왔는데도 이를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는 것이 말이 되는 소리냐며 불만을 표하고 있는 것이다. '자작극' '타살 가능성' 등 온갖 루머가 난무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동안 수사권 조정을 둘러싸고 검찰과 경찰이 벌여온 반목도 조희팔 사건에 대한 당국의 수사를 불신하는 데 한몫하고 있다. 이번 사건을 두고 검'경이 제대로 공조하지 않고 경쟁하는 양상이 연출되자 피해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검찰이 핵심 인물들을 국내로 압송해 수사 중이라고 밝힌 지 불과 나흘 만에 경찰은 주범 조희팔이 사망했다고 발표하면서 당국의 수사 노력과 의지에 대한 불신을 자초했다.
검'경은 철저한 수사를 통해 조 씨의 사망을 둘러싼 모든 의혹들을 풀어야 한다. 엇박자를 내며 엉뚱한 데 헛심을 쓸 게 아니라 수사력을 집중해 은닉한 범죄 수익을 환수해야 한다. 수많은 피해자의 시선이 검'경에 쏠려 있다는 점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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