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 사는 조수진(28'여) 씨는 결혼을 앞두고 새로 구입할 가전들을 살펴보기 위해 가전매장에 들렀다가 매장 직원의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냉장고와 세탁기 등 제품에 붙은 라벨의 연간 에너지비용을 따져보니 1등급 제품과 5등급 제품의 전기요금이 많게는 3만~5만원까지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누진세까지 적용되면 그 차이는 더 커진다. 그는 "디자인을 선택 1순위로 생각했는데 결국 소비전력이 적은 모델로 우선순위를 정했다"고 말했다.
전기료를 아끼려는 알뜰 '일렉테크'(Electech)족이 늘면서 절전형 가전이 불티나게 팔려가고 있다. 특히 정부의 전기요금 현실화 정책과 맞물려 더욱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예년보다 더위가 일찍 찾아온데다 지난해 전력 부족 사태 이후로 전기료가 인상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여름용 초절전 가전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절전형 가전 매출 급증
업계에 따르면 올해 가전 트렌드는 절전. 대구백화점 본점과 프라자점 가전 매장에서는 최근 에어컨과 세탁기를 비롯해 TV, 요리 기구까지 절전형 제품들이 주력상품으로 떠올랐다. 절전형 가전제품의 매출도 지난해 대비 15% 이상 증가했다. 절전형 가전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에어컨. 가전매장에서는 전기료를 최대 80%대까지 줄여주는 절전형 에어컨의 매출이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TV시장에서도 절전 바람은 거세게 불고 있다. 요즘은 TV 가운데 절전 효과가 가장 크다는 LED TV가 대세인 것. 대구백화점 가전매장의 경우 LED TV 판매 호조로 5월 들어 가전제품의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늘어났다.
대구백화점 가전매장 관계자는 "최근 LED TV는 55인치가 과거 브라운관 TV 29인치보다 전력 소비가 적고 LCD TV보다 30% 이상 절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인기를 끌고 있다"며 "요즘에는 TV 구매 시에도 절전 여부를 따지는 고객이 많기 때문에 절전 효과가 가장 뛰어난 LED TV가 전체 TV 판매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절전 기능 탑재' 여부가 소비자들의 가전제품 선택 시 중요한 기준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력소비가 적은 선풍기도 판매가 늘고 있다.
이마트의 선풍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5% 신장했으며 사무실 회사원들을 위한 탁상용 선풍기 등 소형 선풍기도 250%의 판매증가율을 보였다.
◆절전형 가전도 풍성
가전 업체들도 브랜드마다 그리고 상품마다 다양한 절전 기능을 탑재한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삼성전자'의 2012년형 '지펠 그랑데스타일'은 고효율 인버터 컴프레서와 최고급 진공 단열재를 사용해 공간효율성을 극대화했다. 독립 냉각 시스템과 수분케어 기술로 소비자가 실시간 전력 정보 교환을 통해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스마트 그리드' 기능을 선보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냉장고 스스로 전력 소모량을 조절해 향후 시간'계절별 차등 요금제가 시행됐을 때 전기료를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LG전자'가 올해 출시한 '손연재 스페셜'은 '동급 최고 냉방효율 달성 초절전 에어컨'이라는 특징을 앞세워 주부 고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제품은 외부 온도에 따라 냉방을 자동으로 조절해주고, 희망 온도에 도달하면 미세한 힘으로 쾌적함을 유지하는 '초절전 다이어트 냉방 기술'로 일반 제품보다 39% 에너지 절감 효과가 있다.
세탁기도 절전형이 대세다.
'LG전자'의 드럼세탁기 '트롬 6모션 2.0'은 손빨래 동작에서 착안한 6모션 기능을 적용해 에너지 사용량과 세탁시간을 파격적으로 줄였다.
에너지 소비량이 많은 밥솥도 대기전력을 대폭 줄여주는 '대기 전력 절감 기능'을 탑재, 소비전력을 20% 이상 절약할 수 있는 제품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대백프라자 생활팀 남형수 팀장은 "최근 고유가 상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정부가 전기요금 인상을 검토하겠다고 나서면서 절전 기능이 소비자들의 제품 구매 시 중요한 선택기준이 되고 있다"며 "상품의 사양과 디자인이 비슷한 경우 절전기능이 강조된 제품을 선택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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