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바닥 드러낸 봉화 창평저수지 4대강 탓?

농어촌公 2년째 둑 높이기 공사…물가두기 못해 모심기철 용수난

이앙기를 끌고 나온 농민들이 바닥을 드러낸 창평저수지를 바라보며 한숨을 짓고 있다.
이앙기를 끌고 나온 농민들이 바닥을 드러낸 창평저수지를 바라보며 한숨을 짓고 있다.

"어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습니까? 50여 년간 물 걱정 한 번 않았는데…."

4일 오전 봉화군 봉성면 동양'창평리 마을. 볏짚 모자에 작업복을 걸친 농민 10여 명이 이앙기를 세워놓고 모심기를 할 물 걱정에 한숨만 쉬고 있었다.

김선규(46) 씨 등 주민들은 "1964년 마을 뒤편 저수지를 만든 이래 아무리 가물어도 물 걱정 한 번 한 적이 없었다. 하지만 2010년 저수지 공사를 하면서 물을 모두 흘려보낸 뒤 대책을 마련하지 않아 저수지가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한국농어촌공사 영주봉화지사가 2010년 2월 4대강사업의 일환으로 창평지구 둑 높이기 사업을 추진하면서 취수탑 건립을 위해 창평저수지 물을 빼낸 뒤 공사를 완료한 작년 6월 이후 시공상 문제를 들어 저수지에 물을 가두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농번기를 맞은 이 마을 120여 가구 농민들은 농경지 45㏊에 모심기할 물을 댈 수 없다며 한국농어촌공사에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박모(62'봉화 봉성면 동양리) 씨는 "모심기를 못하는 것도 문제지만 물 공급을 제때 받지 못해 심은 모도 다 타들어가게 생겼다"며 "수자원 확보와 하천생태계 보전을 위해 추진하는 둑 높이기 사업이 관리 부실로 오히려 수자원 확보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며 항의했다.

시공사 측은 "취수탑 공사로 물을 뺀 뒤 후속으로 마무리 공사가 있어서 물을 가두지 못했다"며 "한국농어촌공사와 협의해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농어촌공사 영주봉화지사 관계자는 "비상근무를 하면서까지 물 해결에 나서고 있다. 인근 하류지역에 있는 금봉저수지의 저수율이 70%에 달해 인근 지사에 양수기 제공을 요청해 놓고 있으며, 급하면 3단 양수작업을 통해 물을 공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창평저수지 둑 높이기 공사는 한국농어촌공사 영주봉화지사가 2010년부터 2012년 말까지 사업비 221억6천만원을 들여 저수지(높이 32.9m, 길이 152,3m), 방수로, 취수탑, 가배수터널, 이설도로 등을 건립하는 공사이다.

봉화'마경대기자 kdm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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