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16세 생일빵으로 '헌혈' 택했어요"

14일 세계 헌혈자의 날…최근 헌혈의 집 발길 부쩍

대구 동성로 헌혈의 집에서
대구 동성로 헌혈의 집에서 '세계 헌혈자의 날'인 14일 많은 사람들이 헌혈을 하고 있다. 성일권 기자.

14일 오후 대구 중구 '동성로 헌혈의 집'. 20여 명이 헌혈을 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평일에는 80~100여 명, 주말에는 150여 명의 헌혈자들이 몰려 대기 시간이 30분에서 2시간에 이른다. 직장인 한성욱(25'대구 서구 내당동) 씨는 "휴무일이라서 시간을 내 헌혈을 하러 왔다"고 말했으며, 직장인 하중호(53'대구 북구 산격동) 씨는 "피가 필요한 사람에게 도움을 주고 혈액 검사를 통해 기본적인 건강검진도 할 수 있기 때문에 헌혈을 하러 왔다"고 했다.

최근 헌혈자가 늘어나고 있다. 이날 '세계 헌혈자의 날'을 맞아 대구지역 10곳의 헌혈의 집에는 헌혈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대구경북혈액원에 따르면 올 1~5월 대구지역 헌혈자 수는 9만5천869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8만6천262명에 비해 11.1% 늘었다. 늘어난 헌혈자 덕분에 매년 부족했던 헌혈량이 올 들어 계속 적정 보유량인 7일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이날 오후 6시 현재 혈액 보유분은 3천700유니트(unit)로 하루 적정 재고 혈액인 3천500~4천유니트를 유지했다. 동성로 헌혈의 집 류영주 과장은 "입사한 지 20년 만에 사람들이 이처럼 몰리는 것은 처음이다"고 했다.

헌혈자가 증가하는 이유는 지난해 7월부터 헌혈을 1번 하면 자원봉사 4시간으로 인정해 주기 때문이다. 고등학생이나 대학생들은 봉사활동 시간과 졸업학점을 채우기 위해 오는 경우가 많다. 대구경북혈액원에 따르면 10대와 20대가 전체 헌혈자의 80%를 차지한다.

고교생 곽모(17) 양은 "헌혈은 만 16세부터 가능해 16살 생일빵으로 헌혈을 하거나 봉사시간을 채우기 위해 하는 친구들이 많다"고 했으며, 대학생 김지연(22'여) 씨는 "학교 수업에서 봉사 시간 30시간을 채워야 해 헌혈하러 나왔다"고 했다.

대구경북혈액원 한찬희 공급 팀장은 "농축 적혈구 유효기간은 35일이어서 오랜 시간 보관할 수 없다"면서 "많은 사람들이 헌혈에 동참하면 혈액이 갑자기 부족해지는 사태를 막을 수 있다"고 했다.

신선화기자 freshgir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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