놓으려 하지는 않고 움켜쥐려고만 하는 인생의 덧없음을 이야기한 이영조 교수의 에세이집 제목이다.
울진 출신인 이 교수는 경북대에서 행정학 교수로 30년을 보낸 뒤 2004년 정년퇴직을 했다. 정년퇴직을 하면서 후배이자 제자들을 위해 5천만원을 내놓고, 고향에서 가져온 120년생 적송 5그루를 학교에 기념식수했다. 그래서 지은 장학회 이름이 오송(悟松)장학회다. '나를 일깨우는 소나무'라는 뜻이다. 여기에는 경북대 행정학과 동창회도 동참했다. 장학금 규모는 1억원이 됐고 지금은 2억원으로 불어났다.
이 교수는 경북대를 나온 뒤 대구외국어대 총장을 지냈다. 50년이 넘는 교직을 마감한 지난해에는 팔공산 자락에 터를 잡았다. 그의 입을 빌리면 "채소를 가꾸며 산다"고 했다. 버리고 비운다는 것의 의미를 몸소 실천하고 있다.
이처럼 칠순을 넘겨 되돌아본 인생 역정에서 이 교수가 얻은 교훈은 "이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 산다는 것은 한 줄기 바람과 같고 한 무리의 구름과도 같다"는 것이다.
책 제목도 그래서 자연스럽게 정했다. 그는 "이 세상이 잠시 머물다가 사라지는 바람과 구름 같은 것이 인간"이라고 했다. "지난 세월이 겹겹이 쌓여 있지만 남은 것이라고는 없다"고 했다. "바람처럼, 구름처럼 왔다가 떠날 날을 기다릴 뿐"이라고 했다. 이렇게 지나온 흔적들을 모아 '바람과 구름과 나'라는 책을 냈다.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삶을 이야기하고, 어린 시절부터 70평생의 흔적들을 뒤돌아보고, 갖가지 단상들도 적어 놓고, 그리운 이들을 떠올려 보는 글들을 모았다.
책의 제목과도 같은 글에서 이 교수는 "나도 어느 날 바람과 구름이 자취를 감추듯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지워지겠지"라고 했다. 273쪽. 1만2천원.
이동관기자 dkd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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