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아파트 분양가의 '상승 랠리'가 본격화되고 있다.
2008년 이후 대량 미분양 사태와 금융 위기로 '분양 가격 디플레이션' 현상이 이어졌지만 입주 물량 부족에 따른 가격 회복세가 나타나면서 분양 가격이 지난해 이후 상승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시공사 관계자들은 "주택 시장 침체로 원가 수준 이하에 밀어내기식 분양을 해 왔지만 중소형 아파트 중심으로 가격회복세가 뚜렷해졌고 물가 상승 등으로 분양 원가 압력도 높아져 분양가 상승세는 향후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분양가 상승세 뚜렷
대구 분양 시장은 달라진 모습은 동구 봉무동 이시아폴리스 지구내 포스코 더샵 단지 분양가를 보면 쉽게 나타난다.
2007년 이후 주택 시장 침체로 분양 시기를 몇 년간 연기해 온 이 단지는 2010년 가을 1차 단지 분양에 들어갔다.
당시 분양 가격은 평당 620만원으로 전용면적 85㎡(33평)형 기준 가격은 2억200만원 수준이었다. 다음해인 2011년 5월 2차 단지 분양 가격은 평당 645만원으로 올라갔고 지난해 가을 3차 단지 분양 가격은 평당 685만원을 기록했다.
이달 15일부터 분양에 들어간 4차 단지의 평당 분양 가격은 710만원으로 33평 기준층 가격이 2억4천만원으로 상승했다.
이시아폴리스 관계자는 "1, 2차 단지는 적자 분양을 했고 3차는 원가 수준, 4차 단지부터 손익 분기점을 넘은 분양 가격"이라며 "기존 분양 단지 분양권 프리미엄이 2천만원 이상 형성되면서 적자 분양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분양가 상승 현상은 대구 전 지역에서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8월 분양에 들어간 중구 남산동 극동 스타클래스 단지 전용면적 85㎡의 분양 가격은 2억4천만원이었다.
하지만 몇달 뒤 분양에 들어간 남산동 효성 그룹 더 루벤스 단지 동일 면적 아파트 분양 가격은 2억5천600만원을 기록했다. 극동은 2007년 초기 분양에 실패한 뒤 재분양에 들어간 단지며 더 루벤스도 부지 내 건물 철거를 끝낸 뒤 4년 동안 분양을 연기해 왔다.
부동산 관계자들은 "극동 단지 초기 계약률이 90%를 넘어서면서 효성 단지 분양 가격 상승이 가능했다"며 "효성 더 루벤스 단지 계약률도 60%를 넘어선 상태"라고 밝혔다.
대구 분양 가격은 2009년 이후 3년째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2008년 대구 지역 평균 분양 가격은 951만원이었지만 2009년에는 650만원으로 대폭 하락한 뒤 2010년과 2011년은 각각 703만원과 720만원으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달라진 시장 환경
분양가 상승은 주택 시장 환경이 변했기 때문이다.
미분양이 줄고 20~30평형대 아파트 공급 부족 현상이 지속되면서 전세 및 매매가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2008년 2만 가구에 이르던 대구 지역 미분양 아파트가 지난 4월 말 기준 5천800가구 수준으로 줄었다. 전체 미분양 중 30평형대 이하 중소형은 20%며 나머지는 40평형대 이상이 차지하고 있다.
분양대행사 장백 박영곤 대표는 "2000년 중반 이후 분양 물량이 40평형대 이상으로 집중된 때문에 20~30평형 아파트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1, 2인 가구 증가까지 더해지면서 중소형을 중심으로 분양 가격 상승세가 뚜렷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평형대별 가격을 보면 중소형 강세 현상이 두드러진다.
국민은행 주택가격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소형(20평형) 아파트 매매가격은 20.2% 상승했고 30평형대는 12.3% 오른 반면 대형은 4.5%의 변동률을 기록했다.
◆분양가 상승세 앞으로도 지속
부동산 전문가들은 분양 가격 상승세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공사 관계자들은 "대구 분양 가격이 올랐지만 시공사 입장에서는 아직도 적자폭이 줄어든 현장이 대부분"이라며 "원자재 가격 상승분까지 감안하면 현재 분양 가격은 원가 이하 수준"이라고 밝혔다.
실제 분양을 준비 중인 신규 단지마다 분양가 상승 추세가 뚜렷하다.
이달 29일 분양에 들어가는 GS건설의 대신 자이 단지(890가구)의 예정 분양 가격은 전용면적 85㎡ 기준층 가격이 2억8천만원(발코니 확장 포함)대다. 평당 분양 가격은 820만원대. GS 건설 관계자는 "분양 시기가 4~5년 이상 지연되면서 이자 부담이 늘어나 30평 기준 3억원을 넘어서야 손익 분기점이 넘어선다"라며 "분양 시기가 늦어지면 적자도 증가할 수밖에 없어 시장가격에서 분양가를 정했다"고 말했다.
7월 중순 분양 예정인 달서구 월배 지역 현대산업의 아이파크 단지(1천300가구)도 비슷한 상황.
이 단지의 예정 분양 가격은 2억5천~2억6천만원(평당 780만원)대. 지난 2010년 가을 분양한 AK 그랑폴리스 단지 분양가에 비해 1천500만원 정도 인상된 가격이다. 현대산업 관계자는 "부지 매입 후 분양 시기가 5년 늦어졌고 2차 단지(1천 가구) 분양 물량이 남아 있어 1차 단지 분양 가격을 최대한 낮게 잡았다"며 "앞서 분양한 단지보다 분양가격이 높지만 분양권 프리미엄을 감안하면 비슷한 시세"라고 말했다.
달서구 평당 분양 가격은 2006년 735만원에서 2007년에는 804만원까지 상승했지만 2010년과 2011년에는 시장 침체로 750만원과 680만원대로 하향 곡선을 그려왔다.
올 하반기 분양 예정인 수성구 수성 1가 롯데 재건축 단지는 평당 분양가격이 1천50만원 전후가 될 전망이다.
수성구의 경우 2006년 30평 기준 일부 단지 평당 분양 가격이 1천만원을 상회했지만 시장 침체로 800만~900만원대에 머물러 왔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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