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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 이야기] 아빠의 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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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예순이 되신 아버지의 고향은 강원도 두메산골이다. 8남매 중 일곱째로 탄광 일을 하시던 할아버지는 아버지가 초등학교 1학년 들어가던 해 돌아가셨다고 하니 아버지에게 가난이란 어쩌면 필연인지도 모른다. 군 복무를 하러 대구에 계신 고모 댁에 머무르다가 엄마를 만나고 결혼까지 하게 되었는데 결혼식 날, 양 볼이 홀쭉한 아버지와 통통한 엄마의 사진은 35년이 흐른 지금 보아도 참 부자연스럽다.

강원도 산골짝에서 고구마와 감자 위에 보리밥 살짝 얹은 밥을 몇 십 년간 드셨던 아버지의 소원은 단 하나. 바로 쌀밥 세 그릇을 배부르게 먹는 것인 만큼 언제나 쌀밥만 고수하셨고 대신 다른 반찬은 절대 투정하지 않으신다.

그러던 어머니가 언젠가부터 현미밥 먹기를 주장하면서 우리 집에는 알게 모르게 권력 다툼(?)이 생겼다. 어머니가 고혈압약을 먹게 되면서 현미밥이 고혈압뿐만 아니라 건강에도 좋다며 가족에게도 은근히 현미밥 먹기를 제안하였으나 평생의 소원이 이밥 세 그릇인 아빠에겐 씨알도 안 먹힐 이야기. 엄마는 어쩔 수 없이 따로 현미밥을 해서 먹어야 했다.

1년 전, 아버지가 갑자기 피를 토하고 병원에 실려 가셨다. 경미한 위궤양 그리고 당뇨. 병원에서 퇴원한 아버지는 그때부터 열렬한 현미밥 예찬가가 되셨고 이제 우리 집엔 한살배기 조카가 올 때만 빼면 흰 쌀밥을 찾아볼 수가 없다. 된장찌개에 현미밥을 드시며 오순도순 텔레비전을 보시는 엄마와 아빠를 보며 곧 시집갈 딸은 마음이 애잔하다. 얼마 안 있으면 같이 밥을 먹을 수도 없을 것 같아 매월 한 번씩 부모님께 직접 밥상도 차려드리기로 했다. 이번 달 메뉴는 월남쌈. 엄마 아빠 오래오래 건강하세요. 사랑합니다. 큰딸 지윤이가 ♡

송지윤(대구 수성구 지산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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