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금맥 캐는 광산이 될 겁니다."
영국 런던 올림픽선수촌에서 차로 1시간 30분가량 서쪽으로 떨어진 옥스브릿지의 브루넬대학. 한국 대표팀 사상 처음으로 현지 훈련캠프가 들어선 이곳은 활기로 넘쳤다. 기자가 찾은 24일 오후 11시(현지시각 오후 3시), 마침 이 대학의 졸업식이 열린 날이었다. 캠퍼스는 학사모를 쓴 졸업생과 그들의 가족까지 몰려들어 축제 분위기를 자아냈다. 대학 한가운데 자리한 스포츠센터에서는 결전을 앞둔 태극전사들이 선전을 위한 마지막 컨디션 조절에 몰입하고 있었다.
이 시각, 스포츠센터의 한편에서는 '금메달'에 다가서 있는 신종훈(라이트플라이급 49㎏ 이하'세계랭킹 1위)의 힘찬 기합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번 런던올림픽에 단 2명(한순철'신종훈)만이 출전권을 얻은 복싱. 신종훈은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노 골드'의 침묵을 깨겠다는 의지로 링 위에서 날렵한 몸놀림을 선보였다. 신종훈은 "그동안 흘린 땀만큼의 대가를 받고 싶다"며 글러브를 낀 손을 쭉쭉 뻗었다.
바로 옆 연습장에서는 여자 핸드볼팀이 술래잡기 게임으로 몸을 풀었고, 강재원 감독은 이런 놀이로 체격 조건이 좋은 유럽세를 극복하기 위한 치밀한 작전을 구상하고 있었다.
또 다른 실내연습장에서는 유도 대표팀의 업어치기가 한창이었다. 젊은 대표팀 선수들에게 대학 캠퍼스 내의 훈련장은 고된 훈련 속에서 잠깐 휴식과 자유를 만끽하기에 더없이 좋은 공간. 외부와 철저하게 단절된 선수촌의 압박감이 이곳엔 없었다.
오전 한 차례 연습으로 이날 휴식에 들어간 수영 대표팀은 따뜻한 햇볕을 쬐며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고 있었고, 일부 선수들은 캠퍼스를 걸으며 숙명의 그날을 머릿속에 그렸다. 강 감독은 "첫 경기부터 어려운 경기를 할 것으로 보이지만 착실히 준비했기 때문에 어느 팀도 우리를 쉽게 볼 수 없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곳 브루넬대학 현지 캠프에는 레슬링'복싱'태권도'펜싱'핸드볼'유도'탁구'수영'하키'배드민턴 등 10개 종목에 200여 명의 국가대표 선수들이 둥지를 틀고 있다. 태릉선수촌의 시설을 그대로 옮겨 놓은 것 같은 시설, 여기에 선수단에게 특식을 제공하는 태릉의 급식팀과 의무팀 등도 이곳에 파견돼 선수들의 컨디션을 돕고 있다. 이곳에서 만들어진 한식은 인근 훈련지로 보내지기도 한다. 더군다나 선수촌에 들어갈 수 없는 훈련 파트너들이 여기에 머물러 그야말로 최적의 훈련 조건을 갖추고 있다.
박종길 태릉선수촌장은 "계체 후 서서히 컨디션을 회복해야 하는 체급 종목의 선수들에게 제공되는 정확한 영양식 등 이곳에서는 모든 것이 우리의 의지와 뜻대로 할 수 있다"며 "이곳에서 최고의 몸 상태를 만들고서 곧바로 대회에 출전하기 때문에 대표팀이 기대 이상의 선전을 펼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찬숙 브루넬대 훈련캠프 단장 역시 "많은 선수가 훈련시설에 만족하고 있고 음식 등으로 어려움을 겪지 않는 등 편안하게 훈련에 임하고 있다"며 올림픽 초반부터 금빛 릴레이가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런던에서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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