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201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11월 8일)이 100일 앞으로 다가왔다. 무더위는 책과 씨름하는 수험생들을 더욱 힘들게 한다. 복병은 무더위만이 아니다. 13일까지 계속되는 런던올림픽은 월드컵과 더불어 수험생들 사이에선 '수능 브레이커'로 불린다. 그만큼 공부에 방해가 된다는 얘기다. 교육계에선 올림픽과 월드컵이 있는 해 학생들의 성적이 예년보다 떨어진다고 본다.
여름방학은 수험생들에게 가장 중요한 시기다. 다음달 16일부터 시작되는 수시모집 준비에 들어가야 할 때다. 하지만 수능 공부를 소홀히 할 순 없다. 수시모집에서도 상위권 대학일수록 높은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요구하고 있고, 정시모집 또한 염두에 둬야 하기 때문이다. 현직 고교 교사, 입시전문가로부터 수능 D-100일 영역별 학습 방법에 대해 살펴봤다.
◆수능, 여전히 중요하다
최근 대입 정시모집 인원이 40% 아래로 급격히 줄면서 수험생들은 공부의 우선순위를 어디에 둘지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하지만 수험생들이 명심해야 할 점은 수능은 여전히 대입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점이다. 수능은 정시에서 절대적인 평가 기준일 뿐 아니라 많은 수시 전형에서 최저학력기준으로 활용된다.
수시에서 수능은 전형 유형에 따라 반영 방법이 다르다. 상위권 대학 경우 인문계열은 언어'수리'외국어영역, 자연계열은 수리'과학탐구영역 위주로 반영한다. 특히 논술 중심 전형에서는 수능으로 우선선발과 일반선발의 자격기준에 차이를 둔다. 그 차이가 상당히 크기 때문에 논술을 준비한다 해도 자신이 우선선발 대상이 될 확률이 높은지, 일반선발 기준에 맞추는 것이 유리한지를 따져 수능 학습 병행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 수시에선 수능 총점이 아니라 등급이 중요한 것도 염두에 둘 사항이다.
정시에서는 얼마나 높은 수능 점수를 받느냐가 관건. 수시와 달리 등급은 큰 의미가 없다. 하지만 대학별로 수능 반영 방법에 차이가 있어 총점 1, 2점 더 받은 것이 반드시 유리하다 할 수 없다. 고려대 정시 수능 우선선발 경우만 해도 자연계열은 언어영역을 반영하지 않고 수리와 과학탐구영역 각 40%, 외국어영역 20%로 선발하기 때문에 언어, 외국어영역 점수가 좋아 총점이 높은 학생은 상대적으로 불리하다.
(사)지식플러스 교육연구소 김기영 연구실장은 "수능을 치기 전에는 진학 희망 대학에서 수능을 어떻게 반영하는지 확인한 뒤 학습 전략을 짜고, 수능 이후에는 자신이 좋은 점수를 받은 영역의 반영 비율이 높은 대학을 찾아 지원하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했다.
◆수능 영역별 학습 전략은?
▷언어영역
6월 수능 모의고사에서 언어영역 지문 대부분이 EBS 교재와 연계됐지만 학생들은 대체로 문제가 어렵다고 느꼈다. 이는 많은 학생들이 EBS 교재를 학습할 때 교재에 있는 문제를 푸는 것만으로 만족하기 때문이다. 비문학 경우 지문의 핵심 논지는 그대로 두고 새로운 정보 몇 개만 추가하면 문항 세트 구성이 크게 달라진다. 지문의 핵심 제재에 대한 이해가 없는 상태에서 문제만 풀어 본 학생들은 눈길을 끄는 오답에 속아 넘어가기 쉽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기출 문제를 5개년 정도 확보, 풀이하면서 감각을 익히는 것도 빼놓지 말아야 한다.
능인고 민송기 교사는 "EBS 교재를 중심으로 공부하는 게 기본이지만 문제 풀이 연습용으로만 사용하지 말고, 지문을 완전히 이해하고 관련 배경 지식까지 다지는 방향으로 공부해야 한다"며 "특히 과학, 기술, 언어 지문의 핵심 개념에 대한 이해, 고전 문학 작품의 배경이나 맥락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정확한 해석이 필수"라고 했다.
▷수리영역
쉬운 문항에서 예상치 못한 계산 실수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반복 학습으로 실수를 줄이면서 기본 개념도 정리해야 한다. 지금까지 공부한 EBS 교재를 기준으로 개념을 정리하고 문제를 풀고 난 뒤에는 풀이 과정을 종합적으로 점검, 핵심 교과 내용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 EBS 교재에 출제된 문제를 변형하거나 발전시킨 문항을 풀이해보는 것도 효과적인 학습 전략이다.
특히 복잡한 문제를 단순화해 규칙성을 찾아보는 노력과 주요 원리나 공식 등을 연역적으로 추론하는 방법 등으로 문제 해결 능력을 키워야 한다. 변별력을 위한 고난도 문항은 수리 가형 경우 공간도형과 벡터, 정적분의 응용, 수리 나형은 확률과 통계, 함수의 극한, 지수와 로그 단원 등에서 주로 출제되기 때문에 철저히 대비할 필요가 있다.
혜화여고 서혜정 교사는 "전반적으로 쉽게 출제될 것으로 예상돼 성적이 오르지 않는다고 수리영역을 포기하지 말고 꾸준히 학습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외국어영역
EBS 교재의 문제를 기계적으로 풀기보다 글의 흐름과 구조, 어휘 등을 챙기면서 변형 가능한 유형을 예측해 보는 등 다양한 각도에서 문항을 분석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듣기 경우 대본을 통해 내용을 정확히 파악하고 자주 사용되는 표현과 어휘를 정리해야 한다. 어법 문제는 올바른 표현을 찾는 문항과 기본적인 핵심 개념이 반복 출제되기 때문에 기출 문제를 풀면서 기본 문법서를 참조하는 것이 좋다.
독해 문제에서 자주 나오는 어휘는 반드시 암기해야 한다. 수능 전까지 하루 단위로 목표를 설정하고 자투리 시간을 활용, 어휘를 익히는 게 효과적이다. 지문 분량이 많고 낯선 소재에 관한 내용이거나 구문이 복잡하고 주제가 매우 함축적인 문제에 대한 적응력을 높이기 위해 정답의 근거, 출제 포인트, 글의 전개 방식을 정확히 짚어내는 연습이 필수다.
대건고 윤태식 교사는 "이제부턴 실전처럼 50문항 전체를 한 번에 풀면서 실제 시험 시간보다 5분 정도 빨리 끝내도록 하는 훈련이 필요하다"고 했다.
▷탐구영역
사회탐구영역 경우 남은 기간 기출 문제 풀이와 더불어 EBS 교재 '수능특강'과 '수능완성'을 챙기는 것이 기본이다. 기본 개념을 우선적으로 익혀야 예상치 못한 실수를 줄일 수 있다. 교과서 속 다양한 그림, 지도, 도표, 사진을 개념과 함께 숙지하고 관련 기출 문제 분석을 병행하면 난이도가 높은 문제에 대한 대비도 가능하다.
시사적 내용에 꾸준한 관심을 가지고 신문이나 인터넷 기사 등을 읽어 보는 습관도 필요하다. 수능 문제에서 활용도가 높을 뿐 아니라 면접 제재로도 활용될 수 있기 때문.
경북여고 도규태 교사는 "과목별 문항 수는 제한적이기 때문에 수험생이 출제자라면 어떤 내용을 문제화할 것인지를 고민해 본다면 출제 가능성이 높은 내용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과학탐구영역은 교과 특성상 그림, 도표, 그래프와 실험 등의 자료를 활용한 문제가 대부분이다. 교과서 속 자료와 기본 개념을 이해한 뒤 주어진 자료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 생각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최근 사회적 쟁점이 교과 내용과 관련이 있는지 살펴보고 실생활과 과학 개념을 연관시켜 학습하는 것이 중요하다. 탐구 과정에 대한 문항도 많이 출제되고 있어 실험 탐구 자료만 따로 정리해 두는 것도 좋은 학습 방법이다.
성화여고 이상우 교사는 "EBS 교재에 수록된 자료들을 정리, 일목요연하게 단원별로 연계시켜 학습한다면 단시간에 효과적인 학습이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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