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노인 잡는 폭염… 찜통 무더위 일사·열사병에 쓰러져

열대야가 열흘 이상 지속하면서 살인적인 무더위로 사망하거나 일사병으로 쓰러지는 노약자들이 잇따르고 있다. 대구시가 각종 폭염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찜통더위가 계속될 경우 폭염 피해자가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대구기상대에 따르면 대구의 경우 지난달 20일부터 23일까지 폭염주의보가 발효됐고, 지난달 24일부터 31일까지 35℃ 이상인 상태가 지속될 때 발효되는 폭염경보가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살인적인 무더위가 계속되면서 폭염 피해자도 속출하고 있다.

대구소방안전본부가 지난달 27일까지 폭염 때문에 탈진한 환자로 인해 출동한 횟수는 5차례로 지난해 6월에서 9월까지 전 폭염대책 기간에 발생한 탈진 환자 수와 같았다.

지난달 26일 경북대병원에는 일사병 환자 2명이 입원했고, 대구가톨릭대병원에도 6월부터 최근까지 일사병 환자 3명이 입원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6월 1일부터 지난달 24일까지 전국적으로 146명이 온열질환으로 병원 응급실을 찾았고, 그 중 대구에서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25명으로 전체 온열질환자의 17%를 차지했다. 질환 종류별로 살펴보면 열사병이 2명, 열탈진이 15명, 열경련 4명, 열신실 4명이다.

폭염의 직'간접적인 영향으로 인해 숨지는 사람도 늘고 있다. 지난달 31일 오후 4시 30분쯤 안동에서 폭염 속에 햇빛 차단 모자도 쓰지 않고 오전부터 콩밭에서 일을 하던 J(83) 씨가 쓰러져 숨져 있는 것을 인근 주민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앞서 24일 경북 칠곡군 석적읍 반계리 K(79) 씨의 비닐하우스에서는 참외 수확을 하던 K씨와 부인 L(77) 씨가 더위로 인해 사망했다.

지난달 30일 대구시 중구 동일동 모 고시텔에서 P(42) 씨가 술을 마신 뒤 무더위를 피하기 위해 선풍기와 에어컨을 켜둔 채 잠을 자다 사망했고, 같은 날 공공근로로 생계를 꾸려왔던 J(52) 씨도 대구시 동구 지저동 자신의 집 부엌에서 쓰러져 숨진 채로 발견됐다.

경찰은 직접적인 사인은 급성심장사이지만 고온과 폭염이 사망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무더위가 사망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지병이 있는 노약자들은 평소보다 더 몸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폭염 피해자가 속출하면서 대구시는 '무더위 쉼터'를 운영하는 등 대책 마련에 돌입했다. 대구시 재난관리과 관계자는 "SNS나 문자서비스를 이용해 시민들에게 폭염주의보에 관한 정보를 계속 제공할 예정이며 폭염에 취약한 노인 등 취약계층은 재난 도우미들이 지속적으로 관리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김항섭기자 supreme@msnet.co.kr

신선화기자 freshgir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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