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이 열리고 있는 런던은 도시 전체가 관광지다. 템스강변을 따라 늘어선 빅벤, 국회의사당, 런던아이 등을 보려 한 해 수백만 명이 런던을 찾는다. 버킹엄궁, 대영박물관 등 런던 거리 곳곳에선 살아 숨 쉬는 전통을 만날 수 있다.
그중에서도 올림픽 개최와 맞물려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곳이 있다. 축구경기가 열리는 웸블리스타디움과 테니스경기가 열리는 올 잉글랜드클럽, 또 한 곳은 양궁경기장인 로즈 크리켓 그라운드다.
영국은 이번 올림픽을 준비하며 개최 비용을 줄이고자 이 명문 경기장을 개방했다. 관광객은 물론 취재 나온 각국 기자들에게도 이 세 곳은 반드시 둘러보고 가야 하는 필수 코스로 자리 잡았다.
한국과 가봉의 B조 예선 마지막 경기가 열린 웸블리스타디움은 축구 종가 영국의 성지와 같은 곳이다.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의 역사적인 결승전이 열렸으며 잉글랜드의 처음이자 마지막 월드컵 우승이 이루어진 장소이기도 하다.
1923년 엠파이어스타디움으로 개장했다. 1948년 제14회 런던올림픽 주경기장으로 쓰였던 이곳은 64년 만에 다시 올림픽 무대로 돌아왔다. 2003년부터 7억9천800만파운드(당시 약 1조4천억원)를 들여 재건축된 지금의 웸블리스타디움은 2007년 재개장했다. 수용인원이 9만 명이나 되고 개폐식 지붕을 지탱하는 거대 아치(지름 317m)는 런던의 랜드마크가 됐다.
태극 궁사들 때문에 더 알려진 로즈 크리켓 그라운드는 크리켓 본고장인 영국에서도 가장 유명한 경기장으로 꼽힌다. 1814년 개장해 200년 가까운 역사를 갖고 있다. 크리켓이 국민 스포츠인 인도, 파키스탄, 스리랑카, 방글라데시 취재진은 자국 경기와 상관없이 한 번은 이곳을 들렀다 간다.
아쉽게 올림픽 출전권을 따지 못해 한국 선수의 모습을 볼 수 없게 됐지만 테니스경기가 열리는 올 잉글랜드클럽은 호주 프랑스 US오픈과 함께 4대 메이저 대회로 불리는 윔블던테니스대회가 열리는 곳이다. 1877년 시작된 윔블던은 천연 잔디 코트를 고수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1908년 제4회 런던올림픽 이후 104년 만에 올 잉글랜드클럽에서는 윔블던대회와 올림픽이 동시에 열리게 됐다.
전통에 까다로운 올 잉글랜드클럽은 올림픽 때문에 까다로운 규정을 일부 풀었다. 흰색 유니폼이 아니면 코트를 밟을 수 없으나 올림픽에서는 예외를 뒀다. 코트 주변 상업 광고판도 올림픽 기간에는 볼 수 있도록 했다.
2일(한국시간) 한국은 웸블리에서 가봉과 무승부를 기록했다. 8강에 진출한 한국이 11일 오후 11시, 다시 축구 결승전이 열리는 이곳 웸블리서 승리의 축배를 들 수 있길 기대해본다.
영국 런던에서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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