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1조원 기업을 꿈꾼다] 正 + 精 + 情…삼익THK

(3) 인간 존중으로 미래를 여는 삼익THK

한 기업이 5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반세기 동안 성장을 거듭하며 다양한 분야로 진출한 지역 토종기업은 손에 꼽을 정도다. 삼익THK는 1960년 창업, 공구용 줄 생산에서 시작해 70년대 삼익쌀통, 80년대부터는 산업설비 자동화에 필수요소 부품인 'LM가이드 시스템'에 이르기까지 끊임없는 변화와 기술 개발로 성장을 이어온 지역 중견기업이다. 회사는 최근 '비전 2020'을 선포, '꿈'희망'미래, 새로운 100년'이라는 슬로건 아래 2020년에 매출 1조원 달성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사업 다각화로 성장

1960년 '삼익공업사'로 설립된 삼익THK는 철공용 줄을 생산, 판매하는 회사였다. 창업주인 고 진우석 명예회장은 1950년대 후반 줄의 중요성을 미리 파악하고 형제들과 함께 회사를 설립했다. 진영환 회장은 "현재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고 계열사도 여럿이 있지만 줄의 생산과 판매는 50여 년간 중단한 적이 없다"며 "창업정신을 기리기 위해 100년 기업이 될 때까지 생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익THK의 사업 다각화는 1970년대 들어서면서부터다. 1972년 국내 줄 시장의 80%를 점유하는 등 독보적인 존재가 됐지만 단일 품목만으로는 급변하는 대외 환경에 탄력적으로 대처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판단 때문. 회사 관계자는 "쌀통이 생활필수품으로써 대중성과 실용성을 겸비했다는 판단에 곧바로 쌀통 사업을 추진했다"며 "대중들로부터 인기를 얻으면서 새로운 주력 사업이 됐다"고 말했다.

이후 회사는 1990년대 LM가이드 시스템에 뛰어들면서 새로운 변화에 도전했다. 1991년 일본 THK와 LM가이드에 대한 합작투자 및 기술도입 계약을 체결하고 국내 최초로 LM가이드 공장을 준공했다. 일본 THK사는 전세계 LM가이드 시장의 60%를 점유하고 있는 세계 1위 기업. 일본의 기술력을 물려받은 삼익THK 역시 국내 LM가이드 분야를 빠르게 선점하며 시장 점유율 1위에 올라섰다. 회사가 다양한 분야로 진출하는 만큼 매출 역시 성장했다. 2006년 1천310억원의 매출을 올린 데 이어 2010년에는 3천억원을 돌파했다. 2006년 379명이던 종업원 수가 지난해 483명으로 100명 이상 늘어났다.

◆인간 존중 경영

삼익THK의 성장 배경에는 세 가지 '정'을 중시하는 경영 철학이 있다. 올바른 길을 걷는다는 '정'(正)과 창업 정신을 이어받은 열정의 '정'(精), 직원과 회사, 고객과의 신뢰를 중시하는 '정'(情) 등 세 가지다. 진 회장은 "회사 이름인 '삼익'은 세 가지 정의 조화가 '세 가지의 이익'을 창출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무엇보다 인간 존중의 회사를 만들어내는 데 집중해왔다"고 말했다.

인간 존중의 회사 분위기는 반세기 동안 노사분규 0건, 이직률 3%라는 대업을 이뤄냈고 매출액 3천억원대를 돌파하는 원동력이 됐다.

실제 회사는 복지향상을 위해 2005년부터 사내근로복지기금을 운영하고 있고 기금을 조성해 종업원 생활안정자금도 지원하고 있다. 우리사주조합 결성은 기본 중의 기본. 아울러 자녀 학자금 지원과 상조회 운영 등 직원을 회사의 가장 큰 자산으로 여기고 있다. 직원들의 여가 활동을 지원해 업무 능률 향상과 이어지도록 하고 있다.

진 회장은 "특히 우리는 아무리 힘든 시기가 왔을지라도 꾸준히 사람을 고용해 '삼익의 인재'로 만들어냈다"며 "새로운 인재들과 기존의 임직원들이 함께 어울리며 만들어내는 것이 회사가 끊임없이 성장하는 밑거름이다"고 말했다.

◆1조원을 향해

삼익THK는 지난 2010년 창립 50주년을 맞아 2020년까지 매출 1조원을 목표로 하는 비전 선포식을 가졌다. 이를 위해 올해부터 사업 다각화를 위한 준비에 나서고 있다.

진 회장은 "LM가이드 시장이 언젠가는 한계에 달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극복하고 해외시장에서 독보적으로 우뚝 설 수 있는 새로운 분야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회사가 주력으로 삼는 분야는 IT장비와 로봇이다. 김경호 부장은 "현재 생산하고 있는 로봇을 더욱 다양화시켜 수요자들이 원하는 제품을 만들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며 "이를 통해 4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회사는 솔라셀 웨이퍼 절단 장비 개발, 나노급 초정밀 스테이지 개발 등 수입 장비를 대체할 수 있는 기술을 찾아내기 위해 노력 중이다.

특히 일본THK사와의 협력은 유지하면서 새로운 분야를 개척해 해외시장으로의 진출도 기대하고 있다.

진 회장은 "산업용 줄은 당시 미개척 분야였지만 창업주가 뛰어들어 새로운 길을 만들어냈다"며 "이 창업 정신을 그대로 이어간다면 매출 1조원의 장수 토종 기업이 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노경석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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