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재 서병오는 대구가 낳은 걸출한 인물이다. 서예와 시, 서화 등에서 뛰어난 능력을 발휘했으며 한국만이 아니라 일본, 중국을 오가며 국제적인 활동을 했다.
하지만 아직 대구에는 석재를 기념할 만한 이렇다할 기념관도, 상도 없다. 대구시는 물론이고 이를 위해 직접 나서는 이가 없기 때문이다. 유족들도 간과하고 있는 석재 선생을 기념하기 위해 (사)비움서예포럼 송정택 이사장이 수 년째 앞장서 활동하고 있다.
"지금껏 사용한 사비가 수천 만원은 될 겁니다. 수시로 회의를 느끼기도 하지만 더 늦기 전에 누군가는 해야 한다는 생각이에요. 지금 서예계에는 젊은 사람이 없어요. 아르바이트를 해야 겨우 먹고 살 수 있는 서예가들이 대부분이죠. 서예가 다시 바로 서기 위해선 작고 작가에 대한 올바른 조명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석재 전시를 준비, 동분서주하며 석재 작품 소장자에게 작품을 빌렸다. 부족한 것은 직접 구입하기도 했다. 그의 노력 덕분에 이번 전시에서 30여 점의 석재 작품을 한 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다.
"석재는 대구만의 인물이 아닙니다. 동성로 3가에 생가 터가 있습니다. 기념관이라도 있으면 많은 사람들이 오갈텐데, 석재라는 인물이 사람들의 관심 밖에 놓여 있어 안타까워요."
'뜻깊은 일을 해보자'며 전국 30여 명의 중견, 원로 서예가들이 2009년 창립한 (사)비움서예포럼은 우선 석재 선생에 대한 조명을 우선 과제로 삼았다. 큰 어른인 작고 작가가 제대로 조명되어야 서예계 전체가 바로 설 수 있을 거라 기대한다.
"서예계 뿐만 아니라 문화계 전체가 뜻을 모아서 석재 선생의 현재적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봤으면 합니다. 150년 전 태어나 한국'중국'일본에 이름을 알리며 활동했던 예술가의 위상을 오늘에 되살려 내야 하지 않겠습니까."
최세정기자
사진'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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