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간 런던을 밝혔던 성화가 13일 새벽 꺼지면서 런던올림픽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사상 첫 세 번째 올림픽이 된 런던올림픽은 최대의 경제위기 속에서 기존 경기장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새로운 경제올림픽의 지표를 연 대회가 됐다. 시큰둥했던 올림픽 열기 또한 개회를 시작으로 점점 고조됐고, 연일 경기장을 채운 관중의 환호 속에 세계 205개 국에서 참가한 선수들은 국가와 개인의 명예를 걸고 인간 한계에 도전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런던에 지대공 미사일을 배치하는 등 안보에 특히 신경을 쓴 탓에 별다른 불상사 없이 대회는 끝이 났다.
그러나 경기 운영 면에서는 세 번째 대회 개최의 노하우를 발휘하지 못했다. 번번이 터진 오심논란은 런던을 시끌벅적하게 만들었다. 더욱이 대회 초반 판정 논란의 피해가 한국 선수들에게 집중되면서 밤잠을 설쳐가며 응원에 나섰던 국민을 분노케 했다.
미숙했던 대회 운영도 입방아에 올랐다. 대회 개회에 앞서 열린 북한과 콜롬비아의 여자 축구 경기에서는 전광판의 북한 선수 명단 옆에 태극기를 올려 북한 선수단이 한 시간 동안 경기를 거부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나서서 사과와 함께 재발 방지를 약속했지만 지난달 30일 수영 남자 200m 자유형 시상식에서는 박태환과 쑨양(중국)이 공동 은메달을 획득했는데도 중국 국기를 태극기보다 내려 달아 중국인들이 분노하기도 했다.
판정 시비의 첫 희생양은 수영 남자 자유형 400m에 나선 박태환이었다. 예선에서 전체 4위에 해당하는 기록을 냈지만 출발대 위에서 먼저 몸을 움직였다는 불명확한 이유로 실격처분을 받았다. 우리 선수단의 두 차례에 걸친 이의제기로 4시간여 만에 판정은 번복됐지만 뒷맛은 개운치 못했다.
어이없는 일은 유도장에서도 발생했다. 남자 66㎏급 8강에서 조준호는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뒀지만 잠시 후 판정이 번복돼 조준호의 패배가 선언됐다. 대회 사흘째인 지난달 30일 펜싱에서는 부실한 규정과 경기운영이 어우러진 최대 오심 사고가 벌어졌다.
신아람은 브리타 하이데만(독일)과의 여자 에페 개인전 준결승에서 연장전 경기종료 1초를 남겨두고 초침이 흐르지 않아 억울한 패자가 됐다. AFP 통신은 이 경기를 역대 올림픽에서 일어난 주요 판정 시비 다섯 사례 가운데 가장 최근에 일어난 일로 거론했다.
남자 체조 단체전에서는 심판이 일본 팀의 점수를 잘못 계산해 우크라이나에 동메달을 줬다가 빼앗은 일도 발생했다.
배드민턴에서는 유리한 대진을 위해 중국이 져주기 경기를 펼치자 한국도 덩달아 불성실한 경기를 하다 선수들이 대거 실격처리돼 선수단의 명예를 떨어뜨린 일도 있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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