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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의 인물] 신출귀몰 테러리스트 카를로스 자칼

신출귀몰하면서 악명 높은 테러리스트였다. 1949년 베네수엘라에서 부유한 변호사의 아들로 태어난 그의 본명은 일리치 라미레스 산체스. 골수 마르크스주의자인 그의 아버지는 라틴계인 아들에게 슬라브계 이름을 붙였고 다른 두 아들의 이름도 블라디미르와 레닌으로 했다. 카를로스는 암호명, 자칼은 서방 언론이 프레데릭 포사이스의 소설 '자칼의 날'에 나오는 청부살인업자를 연상케 한다며 붙여준 별명이었다.

그는 1973년 유태계 백만장자 암살을 시작으로 악명을 떨쳤다. 팔레스타인 인민해방전선 등과 연계된 그는 1975년에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의장에 난입, 3명을 사살하고 나서 70여 명을 억류한 채 인질극을 벌였다. 그는 인질을 볼모로 항공기를 이용, 리비아로 달아나 종적을 감췄다.

이후 헤이그 주재 프랑스 대사관 점거, 프랑스 방첩요원 살해, 에어프랑스기 공중납치, 파리와 마르세유 폭탄 공격 등 수많은 테러를 저지르고 흔적도 없이 사라졌으며 20년 넘게 잡히지 않았다. 그는 나중에 밝혀진 바에 따르면 동독과 시리아 등에서 은신하며 추적을 따돌렸다. 그러나 결국 1994년 오늘, 수단에서 이를 갈던 프랑스 경찰에 체포돼 파리의 교도소에서 종신형으로 복역 중이다. 

김지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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