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치마를 두른 우리부터 일제 잔재 용어 청산에 앞장서겠습니다."
대구 수성구 중동 일대의 음식점 주인과 종업원들이 일제 잔재 용어 청산 운동에 돌입했다.
옛 대동타워와 효성병원 사이의 이면도로 500m 구간에서 영업하고 있는 10여 곳의 음식점 업주들은 광복절인 15일부터 1주일간 '일제 잔재 용어 청산 앞치마 운동'이라는 글귀가 적힌 붉은색 앞치마를 두르고 영업하는 '앞치마 운동'을 벌이기로 했다.
참여하는 식당 입구에는 독도 사진 위에 '앞치마 운동'이라고 적힌 가로 20㎝×세로 20㎝ 크기의 표지판을 부착하고 식당 홀에는 '와리바시→나무젓가락' '와사비→고추냉이' '다대기→다진양념' 등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20여 개의 일제 잔재 용어와 이에 해당하는 우리말을 붙였다. 손님들에게도 일제 잔재 용어 사용 자제 운동에 동참할 것을 호소하기로 했다. 이 기간 발생하는 매출액의 10%는 독도 후원 기금으로 기부한다.
'홍간닭' 주인 장복선(52'여) 씨는 "무의식중에 사용하는 일제 찌꺼기를 말끔히 청산하자는 데 업주들이 의견을 모았다"며 "식당 업주들이 앞장서 1907년 대구에서 시작된 국채보상운동의 정신을 이어받아 작지만 의미 있는 운동을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업주들은 식당업에 일제 잔재 용어가 난무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손님 접대로 바쁘다 보니 아무런 생각 없이 요지(이쑤시개), 시보리(물수건) 등 일본 용어가 불쑥 튀어나온다는 것.
'빈접시' 업주 김지원(40) 씨는 "와사비는 공장에서부터 일제 용어가 사용되고 있다"며 "나부터 용어를 조심해서 사용하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용어 자정 운동에 동참할 것을 권유하겠다"고 말했다.
'앞치마 운동'은 손님의 발의로 시작됐다. 업주들과 친분이 있는 한 손님이 대화 도중 일상에서 일제 잔재 용어가 심각하다는 문제를 제기했고, 업주들이 이에 동감하며 캠페인을 펼쳐보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반디기획' 진정희(50'여) 대표는 "평소 일제 잔재 용어에 관심이 많았던 단골손님이 문제를 제기했고, 업주들은 한일 간 독도 분쟁과 런던올림픽 축구 한일전을 보면서 일제 잔재 용어 자정 운동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업주들은 자신들의 민간 운동이 대구시 차원의 운동으로 승화되길 바라고 있다. 한 업주는 "뜻이 있는 지역의 기업체가 일제 잔재 용어를 청산하자는 내용이 적힌 앞치마를 만들어 대구시내 음식점이나 가정에 배포하는 운동을 벌이면 큰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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