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프로포폴 등 마약류 관리 철저히 하라

병·의원과 약국, 의약품 도매상들이 프로포폴, 케타민 등 마약류 관리를 허술히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프로포폴과 같은 마취제를 과다 투약할 경우 자칫 생명까지 잃는 등 약화(藥禍)의 가능성이 높은데도 복용 지침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거나 관리를 소홀히 해 사회 문제로 비화되고 있는 것이다.

외국과 달리 국내 1차 의료기관에서 프로포폴만 단순 투약하는 오'남용 폐해가 다수 확인되면서 지난해 2월 마약류로 지정됐다. 이후 프로포폴 공급량이 46%가량 감소하는 등 어느 정도 오'남용 방지 효과를 보고는 있으나 일부 취급기관들은 여전히 사용'관리 규정을 지키고 않고 있다.

식약청이 지난해 9월 프로포폴을 취급하는 95개소를 점검한 결과 관련 법률을 위반한 17개소가 적발됐는데 이 중에 대구와 구미 2개 의원이 포함됐다. 올 들어 대구시가 향정신성의약품 취급 병'의원과 약국, 도매상 2천155곳을 정기점검한 결과 위반 사례가 12건이나 됐다. 최근 대구의 한 의원에서 프로포폴을 훔쳐 투약한 30대 여성이 붙잡힌 경우나 이동용 서랍장에 있던 마취제를 훔쳐 투약한 간호조무사가 적발된 것도 모두 관리 소홀의 결과다.

프로포폴 남용과 관련된 사건'사고는 당국이 파악한 것만도 매년 10건에 이른다. 최근 서울의 한 산부인과 의사가 내연녀에게 프로포폴 등을 투여해 숨지게 한 사건은 그 단적인 예다.

무엇보다 약물 오'남용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낮은 것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치료제가 공부 잘하는 약으로 둔갑하거나 일부 마약류를 살 빼는 약으로 잘못 인식해 무분별하게 복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당국은 이런 폐해를 막기 위해 약물 사용 및 관리지침을 잘 지키도록 철저히 감독하고 지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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