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식시장 '오너리스크' 불똥…한화 회장 구속 악재

SK 사례처럼 단기적 영향 그칠 수도

'오너리스크'(Owner Risk).

재벌 회장이나 대주주 개인 등 오너(총수)의 잘못된 판단이나 불법행위로 기업이 해를 입는 것.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법정 구속으로 한화 관련 주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한화그룹주 펀드로 불똥이 튈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단기적 영향에 그칠 가능성도 고개를 든다. SK와 오리온 등의 사례가 그랬기 때문이다.

한화그룹주 펀드는 '한화그룹목표배당형증권투자신탁' 펀드가 유일하다. 이 펀드는 한화그룹 소속 계열회사가 발행한 주식, 채권과 기업어음(CP) 등에 주로 투자해 장기적인 배당수익 이자수익과 자본이득을 추구한다. 올 6월 기준 주식에 31.89% 투자하고 있으며, 단기대출 및 예금에 25.03%를 투자하고 있다. 이 펀드가 투자하는 상위 종목은 한화그룹 계열사 주식으로 대한생명(9%), 한화(6.80%), 한화타임월드(6.71%), 한화케미칼(5.91%), 한화증권(2.55%) 등이다.

한화그룹주 펀드가 설정된 시기는 2010년 9월이다. 설정 이후 우여곡절이 끊이지 않았다. 설정된 지 얼마지나지 않아 한화그룹은 비자금 조성 의혹으로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게 됐다. 올 2월에는 김승연 회장의 횡령'배임혐의로 상장폐지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오너리스크가 발생했다고 해서 주가나 실적이 곤두박질치는 것만은 아니다. SK의 사례가 그렇다. 지난해 11월 8일 SK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이 진행된 다음 날 14만1천원을 기록했던 SK 주가는 최재원 부회장이 구속된 지난해 12월 29일 12만1천원까지 하락했다. 그러나 올 3월 15만4천500원까지 반등에 성공했다. 물론 실적이 뒷받침됐다. 하이닉스의 성공적 인수와 자회사의 실적 재선, 유가 상승이라는 동반 호재가 붙었다.

올 6월 오리온 역시 오너리스크로 홍역을 치렀다. 지분 67%를 보유한 스포츠토토의 횡령 및 정'관계 로비 의혹으로 담철곤 회장까지 검찰의 수사권에 들었던 터였다. 그러나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했다. 외려 100만원짜리 황제주 등극을 눈앞에 둘 정도로 주가가 오른 바 있다.

한화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김승연 회장은 1994년 외환관리법 위반, 2004년 불법정치자금 제공, 2007년 속칭 '보복폭행'으로 모두 실형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당시 주가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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