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실을 들어서면 바다의 영상이 한 벽을 가득 메우고 있다. 잿빛 바다는 마치 폭풍이 온듯 격렬하게 파도친다. 그 아래로는 흰 소금이 언덕을 이루고 있다. 소금을 쌓아 만든 언덕에는 밧줄과 고기잡이용 부표, 나무뿌리가 삶의 기억을 말해주며 남겨져 있다. 한편에는 배를 젓는 노 모양의 네온 불빛이 일정한 간격을 두고 반짝인다.
봉산문화회관 4전시실에서 열리는 기억공작소 윤영화 작가의 전시다. 작가는 바다를 모든 생명체의 시원으로 설정하고, 격렬한 파도가 넘실대는 바다를 역동적인 생명의 터전으로 이해한다. 소금은 인간에게 필수불가결한 존재이며, 생명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세상 너머 존재하는 섬의 이미지를 소금을 쌓아 만든 언덕으로 표현한다.
한쪽 벽면에 펼쳐지는 바다 영상, 그리고 그 아래 소금 언덕, 노 모양의 네온사인 불빛, 이 모든 것을 한 겹 덮고 있는 그리드 등은 이상과 현실의 대구를 이루며 작가만의 상징 세계를 보여준다.
작가는 궁극적인 자유를 갈망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그는 이 세상을 세속적 욕망과 관념이 씨줄과 날줄처럼 짜여져 진정한 자유가 억압된 세계로 이해하고, 그 상태에서 탈출을 끊임없이 시도하려는 의지를 작품을 통해 보여준다. 이 전시는 9월 16일까지 열린다. 053)661-30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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