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갤러리청담은 현대미술 3색 두 번째 전시로 강윤정'김재홍'신호윤의 전시를 9월 23일까지 1전시실에서 연다.
강윤정은 종이라는 재료와 물성 자체를 이용한 독특한 감성의 작품을 선보인다. 쌓아올린 수천 장의 종이를 절단해 그 단면에 페인팅을 하고, 종이를 일일이 붙여 섬세한 작업을 한다. 종이의 아주 세밀한 두께에 승부를 걸어 엄청난 수의 종이를 겹치고, 배열하고 칠하는 독특한 패턴으로 작품을 바라보는 각도에 따라 다양한 이미지를 보여준다.
김재홍은 생명체를 연상시키는 모티브로 상상력을 자극한다. 벌레 또는 말미잘 같은 유기성을 표방하는 형상이 모여 작품의 이미지를 만들어간다. 생명을 상징하는 존재들은 흩어지거나 모이면서 다양한 욕망을 표현한다.
신호윤은 종이를 재단해 길게 늘어 떨어진 거대한 꽃이나 부처 형상, 동물 형상 등을 보여준다. 작가는 종이를 자본주의 사회에서 부적응 상태에 놓인 자신의 처지와 비슷하다고 여긴다. 견고하고 편리한 재료들이 넘쳐나는 요즘, 작가가 굳이 종이를 고집하며 불안한 형태의 작품을 통해 현대 사회의 부조리를 이야기한다.
한편 2전시실에서 가장 한국적인 조각가 오채현과 이영섭의 전시가 9월 23일까지 열린다.
오채현은 마치 민화를 보는 듯 친근한 이미지를 보여준다. 경주 계곡과 산에서 오래 뒹굴어 생긴 형태와 색감, 질감을 존중해서 조각가는 그 돌에서 연상되는 이미지를 자연스럽게 파낸다. 민화 속 호랑이처럼 웃고 있는 호랑이상, 남성상, 여인상, 새 등 한국적인 감성을 선사한다.
이영섭은 흙을 파낸 다음 이를 거푸집 삼아 조각하는 '발굴 조각'으로 유명하다. 돌과 시멘트를 부은 후 조각을 캐내기 때문에 단 한 점의 작품이 나온다. 땅에서 조각을 캐내는 과정 또한 퍼포먼스를 연상시킨다. 땅 속에서 파낸 작품들은 최소한의 형태 덕분에 덤덤하고 수줍은 민중들의 얼굴 같다. 한편 이번 전시에는 목조각 작품을 함께 선보인다. 054)371-2111.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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