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괴물 류현진 "삼성 타자들 너무 고마워"

MLB 스카우트 앞서 호투 6회까지 삼진 9개 무실점

삼성 라이온즈가 '괴물 투수'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진출 도우미(?)가 됐다.

삼성이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는 한화 이글스 왼손투수 류현진 공략에 실패하며 꼴찌 한화에 뜻밖의 2연패를 당했다. 삼성은 12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경기에서 선발투수 윤성환이 6⅔이닝 3실점으로 버텼지만, 타자들이 류현진에 꽁꽁 묶이며 공격 활로를 열지 못해 2대3으로 졌다. 전날 패배에 이어 또다시 승리를 날린 삼성은 올 시즌 한화를 상대로 처음으로 연패에 빠졌다. 시즌 전적 12승3패로 한화에 절대 우위를 점하며 '콧노래'를 불렀던 삼성은 이제 '싹쓸이 패'를 걱정해야 할 처지에 몰렸다.

삼성은 2위 롯데가 KIA에 역전승을 거둔 탓에 3경기차까지 추격을 허용했다.

앞선 경기까지 16이닝 연속 무실점의 위용을 뽐낸 한화 선발 류현진은 이날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자신의 주가를 끌어올렸다. 팀타율(0.272) 선두를 달리는 삼성 타자들을 상대로 6회까지 안타 3개, 볼넷 2개, 몸에 맞는 볼 1개를 내줬으나 실점하지 않았다.

앞선 2차례 대결서 류현진을 괴롭혔던 삼성 타자들은 이날 특유의 완급조절에 타이밍을 뺏기며 삼진을 9개나 당했다.

첫 대결이었던 5월 31일 7이닝 동안 2점을 뽑아냈던 삼성은 7월 19일 2이닝 동안 홈런 2개를 포함해 안타 9개로 8득점하며 류현진에게 데뷔 후 한 경기 최다 실점, 최소 이닝 타이기록이란 끔찍한 악몽을 안겼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진출 꿈을 키우고 있는 류현진은 자신의 공 하나하나에 주목하는 스카우트들 앞에선 다시 괴물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삼성은 1회 선두타자 배영섭이 우전안타를 때려낸 뒤 도루에 성공, 류현진을 흔들었다. 박석민과 최형우가 볼넷을 골라내며 2사 만루까지 만들었다. 그러나 이지영이 헛스윙 삼진을 당하며 득점에 실패했다. 1회에만 33개의 공을 던지게 하며 힘을 뺐지만 더 이상 류현진을 공략하지 못했다.

이후 6회까지 변변한 기회조차 만들지 못하는 사이 한화 타선은 삼성 선발 윤성환을 흔들며 류현진에게 힘을 실어줬다.

한화는 1회 김태균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뽑은 뒤 2회 오선진의 2루타로 주자를 불러들여 추가점을 보탰다. 6회 오선진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더 달아난 한화는 빠른 베이스러닝으로 그동안 삼성에 당한 패배를 앙갚음했다.

타선의 지원을 받은 류현진은 6회를 끝으로 마운드를 내려왔고 류현진을 지켜보던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도 자리를 떴다. 류현진은 6이닝을 더해 무실점 기록을 22이닝까지 늘렸다.

삼성은 류현진이 물러난 뒤 8회 불을 끄러 나온 한화 투수 박정진을 상대로 이승엽이 2타점 적시타를 터뜨리며 추격에 나섰지만, 뒷심 부족으로 경기를 뒤집지는 못했다.

롯데는 광주에서 KIA에 3대1 역전승을 거두며 선두 삼성 추격을 계속했고, 두산과 SK도 목동과 잠실에서 넥센과 LG를 각각 3대0으로 물리치며 막판 순위 다툼에 불을 지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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