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러만 주세요. 어디든지 달려갑니다."
김만길(68), 김애곤(66) 부부는 30여 년째 소외된 이웃을 찾아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김 씨 부부는 매일 오전 6시가 되면 봉사 활동 나갈 준비로 바쁘다. 매주 요일별로 정해진 노인요양시설과 복지관 공연 일정을 맞추려면 아침부터 서둘러야 한다. 무대의상과 분장 외에도 악기와 음향기기를 싣는 일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김 씨 부부는 매주 토'일요일을 빼고는 하루도 빠짐없이 봉사활동에 나간다. 월 방문시설만도 무량수전, 팔공요양원, 구미시립요양원 등 20여 곳이 넘는다. 1년에 245일을 봉사 활동에 시간을 쏟고 있다.
사랑의 봉사밴드 단장이기도 한 김 씨의 봉사활동은 1970년대 군대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통기타가 한참 붐을 일으키던 시절 통기타의 매력에 빠져 기타를 배우기 시작했다. 군대를 전역한 김 씨는 일꾼을 여럿 거느리고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지하수개발 작업을 했다. 현장 간이숙소에서 인부들을 위해 기타 연주로 외로움을 달래준 것이 봉사활동을 시작한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김 씨는 무리한 작업으로 무릎 관절이 다 닳아 장애5급 판정을 받았다. 고향 대구로 내려와 무료한 시간을 보내던 중 이웃 소개로 대덕복지관 평생교육대학 실버봉사단에 가입하면서 본격적인 봉사활동을 하게 됐다.
"봉사할 돈이 있으면 마누라 호강이나 시켜 주지"라며 원망하던 부인도 우연히 남편을 따라 공연봉사에 참여했다가 어르신들의 환호하는 모습에 반해 동참하게 됐다. 노인요양시설에서 이 부부는 '만길이 천길이 부부'로 통한다. 김 단장의 이름을 딴 이 부부의 재롱이 어르신들 눈에 너무 예쁘게 비쳐져 붙여진 별명이다. 아코디언, 전자 오르간, 색소폰 등 다양한 악기를 능숙하게 다루는 김 씨는 만능 재주꾼이다. 부인도 가요는 물론 우리 춤까지 배워 눈빛만으로도 호흡이 척척 맞다.
닥터김 요양원 이상국 복지 담당자는 "김 씨 부부는 봉사하고 싶어 안달이 난 천사부부라"며 "300㎏이 넘는 반주기기와 악기를 옮겨 싣는 것이 힘에 부칠 나이에도 그칠 줄 모르는 봉사열정은 어디서 나오는지"라며 칭찬에 여념이 없다.
글'사진 오금희 시민기자 ohkh7510@naver.com
멘토:배성훈기자 baedor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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