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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수의 시와 함께] 아무도/최정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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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아버지를 피하는 이유는 명절날 그들을 앉혀놓고 아버지가 울기 때문이다. 우는 사람은 사랑받을 수 없다는 것을 아버지는 모른다. 다양한 비유를 섞어 전개되는 이야기는 고향이 그리워도 못 가는 신세와 통일은 요원한데 세월은 흘러가서, 결국은 어찌하여 그들이 아버지를 사랑하지 않는가에 대한 것이었다. 아버지는 인간의 도리와 사람의 정리, 가족의 절체절명한 중요성을 울면서 호소하는데 누가 우는 아버지를 사랑할까. 그들은 아버지를 바로 볼 수 없었다. 우는 사람은 사랑받을 수 없다는 사실을 말할 수 없었다. 더 긴 울음이 계속될까봐 모두들 묵묵하였다. 대책이 서지 않았다. 형제들은 모두들 머리를 숙이고 빨리 긴 명절이 끝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우는 사람은 자기 얼굴을 보지 못한다. 우는 사람을 왜 마주 볼 수 없는지 그들 자신도 모른다. 애들에게 하듯이 "뚝"이라고 말할 수도 없었고, 아버지에게 감히 손을 뻗어 흘리는 콧물을 닦아 줄 수도 없어서 그들은 다만 고개를 숙이고 있었는데, 그 사실을 모른 채 아버지는 돌아가셨다. 아무도 돌아가신 아버지 앞에서 울지 않았다.

우리나라 대표 시인의 하나인 정지용 시인은 시를 일러 '안으로 열(熱)하고 겉으로 서늘한 것'이라 하였습니다. 마음속에 절절 끓는 뜨거운 감정을 지니고 있더라도 겉으로 충분하게 제어하지 않으면 공감을 이끌어낼 수 없다는 말입니다.

이 시의 아버지처럼 울 수밖에 없는 마음을 울음으로 쏟아내 버리면, 그 마음은 잃어버리고 자신에 대한 하소연만 남게 됩니다. 시도 그렇습니다. 우는 사람이 사랑받을 수 없는 것처럼 제 혼자 우는 시도 사랑을 받을 수 없습니다.

시인'경북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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