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톡톡! 스쿨] 외모 꾸며본들… '부끄러운 내면'

지하철 탄 할머니 균형 잃고 부딪치자, 화장하던 여학생 "X X, 번졌

21세기는 자기 개성과 욕구 충족이 강한 시대다. 특히나 요즘은 남녀 할 것 없이 외모를 가꾸는 데 신경을 쏟고 시간과 노력을 많이 들인다. 남성은 대체적으로 머리모양이나 옷차림에 신경을 쓰지만 여성은 남성들이 신경 쓰는 것을 포함해 화장, 액세서리에도 세심한 주의를 기울인다. 어떻게 하면 남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나타낼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많이 하는 것 같다.

외모 관리는 타인에게 호감을 주며, 사회인으로 존중받는 데 도움을 주기도 한다. 잘 가꿔진 세련된 외모를 싫어할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그러나 한편으로는 외모 관리에만 치중하는 경향이 강해지는 것 같다. 특히 젊은 세대일수록 외모에 신경을 쓰는 모습이 더 잘 보인다.

재밌는 것은 외모에 큰 신경을 쓰는 사람이 내면은 그리 잘 가꾸지 않는다는 점이다. 과학적 근거는 없지만 외모 가꾸는 데 시간을 많이 투자하는 사람이 인격적으로는 그리 좋은 것 같진 않다는 생각을 했다.

실례로, 얼마 전 지하철에서 어떤 여대생들을 보게 됐다. 고등학교 동창으로 보였는데 지하철 좌석에 앉자마자 화장을 시작했다.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공공장소에서 아무렇지 않게 향수까지 뿌렸다. 여기까진 괜찮았으나 그 후 둘의 태도가 압권이었다. 승객이 많이 붐비는 시간대에 무거운 장바구니를 들고 등엔 가방을 멘 허리 굽은 할머니 한 분이 타셨다. 나를 비롯한 젊은 승객들은 노약자에게 자리를 양보하고 서 있던 참이었다. 그 할머니가 여학생 둘 앞에 섰고 손잡이를 미처 잡기도 전 지하철이 출발했다. 몸이 약해 보였던 할머니는 잠시 휘청하며 앉아 있는 여학생의 손을 잡았다.

입술 화장을 하던 여학생은 순간 할머니의 손을 뿌리치며 "××, 화장 번졌어. 짜증나게"라고 신경질적으로 말했다. 옆에 있던 또 다른 여학생도 "이 할머니 왜 여기 있어. 우리보고 양보하란 소린가?"라며 키득거렸다. 앞에 서 있던 할머니는 결국 "아가씨 미안하네"라고 말하며 자리를 떴다.

그 모습을 보고 많은 승객들이 혀를 끌끌 찼다. 어른에게 무례하게 굴면서 화장에만 치중하는 개념 없는 여자라며 수군거리는 사람도 있었다. 나도 그 모습을 보며 갈수록 팍팍해져 가는 세상에 대한 안타까운 생각도 들었으며, 외모 치장에 신경 쓰는 사람은 인성이 썩 좋지 않다고 판단해 버렸다.

물론 주관적인 판단일 뿐이지만 남에게 잘 보이고 싶어 외모를 가꾼다면 당연히 자기 스스로를 돌아보며 내실을 다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웃어른을 공경하고 공공질서를 잘 지키는 모습이 더 아름답다. 내면 가꾸기가 중요하다는 소리다. 타인에게 호감을 주고 유능한 사회인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외모보다 내면을 아름답게 꾸미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글 대구한의대 신문사 편집국장 박윤정(아동복지학과 3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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