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우리 직장 단골집] 대구국제오페라축제조직위원회-'후포 회 수산'

쫄깃쫄깃 자연산 회, 혀끝 와닿는 질감마저 달라

'동해안 자연산의 집' '자연산 횟감이 떨어지면 그날은 문 닫는 집'. 대구 남구 봉덕동 영남대병원 정문 맞은편 골목에 있는 '후포 회 수산'을 일컫는 말이다. 겉으로 보기엔 동네횟집 같지만, 여느 횟집과는 차원이 다르다. 음식 블로거들도 칭찬하는 집이다. 그래서 더욱 믿음이 간다. 어느 날 바다가 그리워지고 싱싱한 회 한 점이 생각날 때 친구를 불러 함께 가고 싶은 그런 곳이다.

'뚝배기보다 장맛'이라고 겉모습만 보면 평범한 동네 횟집이다. 하지만 안으로 들어서면 '동해안'의 바다 냄새가 물씬 풍긴다. 한쪽 벽면에 동해에서 그물을 건지는 '성화호' 장동욱 선장의 모습이 큼지막하게 걸려 있기 때문이다. 성화호 장 선장은 이 집 주인 장동철 사장의 형님이다. 장 선장은 자신이 잡은 고기를 이 집에 제공해주고 있다.

남상욱 대구국제오페라축제조직위원회 사무국장은 "이 집에 오면 따로 메뉴판을 볼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장 사장이 그날 가져온 횟감 중 골라서 추천해주기 때문이다. 당연히 단골손님은 이 방침에 순응한다. 사장이 추천하는 횟감은 한 번도 실망시킨 적이 없기 때문이다. 장 사장은 후포 출신이다. 그래서 가게 이름도 '후포 회 수산'이라고 붙였다. 어릴 때부터 아버지를 따라 고기잡이배를 타고 바다로 나갔던 어부의 아들이다.

주방에서 장 사장이 회를 장만하는 동안 상차림이 시작된다. 자연산 횟집이라 곁 음식도 한결같이 자연산 해산물 위주다. 문어 내장, 개복치, 말린 표고버섯 모양의 군소, 바다 냄새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돌멍게, 맛깔스러운 참소라에다 시원한 바지락 미역국이 잇따라 나온다. 장 사장이 커다란 접시에 회를 가득 썰어 내온다. 오늘 추천 회는 도다리, 쥐노래미, 쏨뱅이다.

두툼하게 썬 회는 마치 가리비를 한 마리씩 엎어놓은 듯하다. 평소 진실한 '맛' 위주지만 오늘은 '멋'도 곁들였다. 도다리는 익숙한 어종이지만, 쏨뱅이와 쥐노래미는 생소한 이름이다. 남 국장은 "일단 한입 맛보면 장 사장이 왜 이 맛을 보여주는지 그 이유를 알게 될 것"이라며 "모두 맛있게 먹읍시다"고 외친다. 도다리부터 쥐노래미, 쏨뱅이를 차례로 맛본다. 자연산 도다리의 쫄깃한 맛은 최고다. 쥐노래미는 부드럽고 살겅거리는 맛이 혀에 착 감긴다. 쏨뱅이는 표현하기 어려울 만큼 달콤한 맛이 입안에 감돌아 모두 감탄사를 쏟아낸다.

최은정 기획팀장은 "평소 자연산 회 맛을 보기 쉽지 않은 탓에 자연산과 양식을 구분하기 어렵다"면서도 "자연산이라서 그런지 혀끝에 와 닿는 질감이 확실히 다른 것 같다"고 말한다. 박은경 홍보팀장도 "회를 즐기시는 아버지를 따라 어릴 때부터 바닷가를 다녔는데 그때 동해안에서 느꼈던 그 맛과 향기가 나는 것 같다"며 "회 마니아들이 왜 이 집을 격찬하는지 그 이유를 알 것 같다"고 말한다. 김영선 디자이너는 "자연산이라서 그런지 비린내도 나지 않고 쫄깃한 느낌이 입안을 황홀하게 만든다"고 말한다. 온라인 홍보 담당 조하나 씨는 "쏨뱅이 회와 쥐노래미는 처음 먹어보지만 부드럽고 쫄깃한 맛이 일품"이라며 "역시 회는 씹는 맛"이라고 말한다.

운영지원담당 이호진 씨는 "평소 맛보기 어려운 자연산 회 맛을 보니 정말 입 안에서 느껴지는 맛이 다르다"며 "참소라 등 다양한 자연산 해산물 맛을 보는 재미도 정말 쏠쏠하다"고 평한다. 티켓 담당 남은솔 씨도 "아버지의 권유로 처음 접한 세꼬시의 고소한 맛에 반해 회를 배웠다"며 "오늘 진정한 회 맛을 보게 돼 정말 감사한 마음이 든다"고 말한다.

후포 회 수산 장 사장은 "후포에 가서 형님이 잡아오는 싱싱한 횟감을 가져온다"며 "때론 새벽 5시에 열리는 후포항의 경매에도 참여해 귀한 활어와 해산물을 구해온다"고 말한다. 이 집에서 귀한 어종과 만나는 일은 복불복이다. 평소 맛보기 어려운 횟감이 도착하는 날 방문하면 그날은 정말 재수 좋은 날이다. 일반 모둠회는 주인장 손에 잡히는 대로 4만5천원(2인), 6만원(3인), 8만원(4인)이다. 고급 모둠 회는 6만원(2인), 9만원(3인), 12만원(4인)이다. 도다리는 6만(2인)~10만원(4인), 물회 1만3천원, 모둠 물회는 2만원이다. 예약은 053)474-9494.

#추천 메뉴-모둠 물회

제철 생선에 멍게'해삼 맛국물…바다의 맛 물씬

장동철 사장은 우직하리 만큼 횟감 선별에는 철저하다. 일주일에도 몇 번씩 후포까지 달려가 형님이 잡은 놈들을 가져온다. 횟집이 아니라, '후포 회 수산'이라는 이름에 자부심이 있다.

모둠 물회는 제철에 잡은 자연산 생선에 멍게와 소라, 해삼이나 백합을 넣고 맛국물로 만든다.

자연산 회와 해산물이라 쫄깃함과 시원한 바다 향기를 품고 있어 입안을 감도는 맛이 일품이다.

사진'박노익 선임기자 noik@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