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 간호대학 동아리 '아름다운 선율'은 주기적으로 병원을 찾아 환자들을 위한 작은 연주회로 재능 기부를 실천하고 있다.
20여 명의 학생들이 있는 이 동아리는 3년 전에 만들어졌다. '아름다운 선율'의 회장 김춘재(경북대 간호학과 11학번) 씨는 "경북대병원에 취업하신 선배님들로부터 '예비 간호사들이 음악으로 환자들을 대한다면 어떻겠냐'는 권유가 있었다"며 "때마침 경북대병원 안에 연주를 할 만한 공간이 마련돼 있어 학생들이 모이게 됐다"고 말했다.
동아리가 만들어진 첫해에는 피아노를 중심으로 공연이 진행됐다. 그러던 것이 해가 지나면서 바이올린, 플루트가 생겨났고 작년부터는 첼로와 기타가 새롭게 추가됐다.
공연은 2, 3명이 한 팀을 이뤄 연주를 하며 그 중심에는 나이가 어린 1, 2학년이 서게 된다. 올해 처음 '아름다운 선율'에 들어온 김도영(경북대학교 간호학과 12학번) 씨는 기타 공연을 맡았다. 그는 "기타를 잘 치지는 못하지만 이전부터 취미로 연습해왔던 악기"라며 "비록 작은 재주이지만 병원의 환자분들께 도움이 될 수 있어 기뻤다"고 말했다.
요즘처럼 토익'토플'학업'스펙쌓기에 치이는 대학생들 중 간호교육'실습까지 감당해야 하는 예비간호사들은 특히 바쁘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매달 보통 6명이 30분의 연주를 이끌어가야 하는 사실은 부담이 되곤 한다.
동아리에서 플루트를 맡은 박희정(경북대 간호학과 11학번) 씨는 "한 팀당 10분 안팎의 작은 공연이지만 그 10분의 시간을 위해 짧게는 2주, 길게는 3, 4주를 만나 연습을 한다"며 "플루트는 피아노 연주자와 호흡을 맞춰야 하기에 더욱 연습 시간을 내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이들이 매달 무대에 서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기에 김춘재 회장은 이렇게 답한다. "무대에서 피아노를 치고 있으면 간혹 아기엄마가 자식에게 이렇게 말하곤 해요. '너도 커서 저렇게 열심히 해야지.' 그 말을 들으면 왠지 모르게 가슴이 두근거려요. 또 연주회를 마치면 병원 직원분들이 '수고했다'며 커피 한 잔씩을 사주시기도 합니다. 이런 공연의 긴장과 뿌듯함이 기분 좋습니다."
김태규(경북대 간호학과 11학번) 씨는 "무대에서 기타를 치고 있으면 간혹 '그 곡 제목이 뭐냐'고 묻는 사람들이 있다. 다른 이들을 위해 연습한 곡이 다시 나에게 되돌아와 의미를 가질 때, 봉사란 이런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글'경북대신문사 이준형(인문대 독어독문과 3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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