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이성희(35'대구 수성구 지산동) 씨는 평소 집 앞 대구도시철도 3호선 공사로 차량정체가 일어 불만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통행불편이 거의 사라진데다 아파트 가격이 오르면서 3호선을 바라보는 눈이 달라졌다.
그는 "최근 2년 사이 133㎡(40평) 아파트 매매가가 5천만원 뛰었다"며 "지은 지 20년이 넘은 노후 아파트라 별다른 가격 상승 요인이 없었지만 가격이 오른 걸 보면 3호선 영향인 것 같다"고 말했다.
도시철도 3호선이 지나는 대구 북구 칠곡과 범물 등 외곽 지역은 물론 도심 노후 아파트 가격이 오르고 있다. 이는 3호선이 개통하면 도심과의 접근성이 좋아지는 외곽 지역과 도심 노후 지역의 정주여건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도시철도 3호선 '부의 효과'
"20년간 칠곡 읍내동에 살았지만 큰 폭으로 아파트 가격이 오른 경우는 처음입니다."
3호선이 지나는 북구 팔거천 인근 아파트 단지에 사는 김복순(47'여) 씨. 최근 아파트 매매가가 5천만원 이상 오르자 주민들 사이에서 3호선에 대한 거부감이 사라졌다고 했다.
그는 "우리 단지의 경우 79㎡(24평), 89㎡(27평) 아파트가 9천만원에서 1억4천만원까지 가격이 상승했다"고 했다. 이 아파트 100m 앞에는 3호선 역사가 들어서고 있다.
3호선 노선을 따라 부동산 가격 상승세가 뚜렷하다. 부동산114 대구경북지사에 따르면 2009년 7월 첫 삽을 뜨기 시작한 때부터 이달까지 3호선 출발점인 칠곡과 지산'범물 아파트 가격이 상당히 올랐다. 3년 5개월여 간 칠곡 통과지역인 태전동의 경우 24.35%, 수성구 지역 지산동은 18.7%, 범물동은 16.99% 상승, 대구 평균 상승률(13.94%)을 웃돌았다.
이진우 지사장은"3호선 기대 효과로 외부 투자자까지 지역 부동산 시장에 유입되면서 노선 주변 아파트 가격을 상승시켰다"고 분석했다.
역이 들어서는 곳과 종점, 환승역 주변 부동산은 역세권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단지 가까이에 3호선 역사가 들어서는 남구 이천동 한 아파트(67㎡) 매매가도 2년전 8천만원을 호가하다 최근 들어 1억원을 넘어섰다. 인근 공인중개사는"워낙 노후 아파트이고 실평수가 56㎡(17평) 정도로 좁아 수요가 많지 않았지만 현재 가격이 2천만원 이상 올랐다"고 했다.
◆부도심도 역세권 효과
3호선은 북구 동호동 차량기지에서 수성구 범물동 범물(주박)기지까지 23.95㎞ 구간에 정거장 30곳, 환승역(명덕, 서문시장역) 2곳, 금호강'신천을 횡단하는 특수교량 2곳이 들어선다. 3호선이 개통되면 칠곡에서 범물까지 46분 만에 도달할 수 있다.
평균 800m마다 들어설 3호선 역사 30개소 주변에는 건물 증개축과 리모델링이 한창이다. 서문시장역과 명덕역 인근에는 건물 10여 곳이 증'개축 공사중이거나 리모델링을 마쳤다. 특히 3호선 공사에 맞춰 확장공사가 진행중인 달성로 주변에는 주택을 상가로 전환하는 공사도 곳곳에 눈에 띈다.
상권 확장력이 통상 1㎞임을 감안할 때 3호선 역사는 800m마다 촘촘히 들어서기 때문에 건물주들의 기대감이 크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상권이 생기면 정주 인구가 모이고 정주 인구는 곧 부동산 인프라 구축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불러온다"며 "도시철도 1, 2호 만으로는 도시철도를 이용한 목적지 도달률이 떨어졌지만 3호선과 거미줄처럼 얽히고 설키면 규모의 경제가 실현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3호선 개통을 앞두고 중구 대신동과 남구 대명동, 북구 칠곡, 수성구 지산동 등을 중심으로 역세권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두류역과 감삼역 일대에는 최근 들어 업무용 빌딩과 복합쇼핑몰 공사가 한창이다.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두류네거리 지하상가도 상황이 나아졌다. 전체 286개 점포 중 빈곳이 절반가량이었으나 지금은 손에 꼽을 정도로 공실률이 줄었다.
정용 대구공인중개사협회 회장은 "역세권마다 2014년 3호선 개통으로 증가할 유동인구를 감안한 선투자가 이어지고 있다"며 "수도권처럼 역세권을 중심으로 새로운 부도심이 생겨나고 성장도 빨라질 것"이라고 했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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