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文·安 '단일화 룰' 담판…오전 비공개 협상 들어가

여론조사 '큰 틀' 논의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가 후보 단일화를 위한 막판 단독 협상에 들어갔다.

두 후보는 22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시내 한 장소에서 비공개로 만나 단일화를 위한 방식으로 여론조사를 하기로 하고 여론조사 문구안 합의를 시작했다.

이날 회동은 단일화 방식을 두고 실무팀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자 임박한 후보 등록 시기에 맞혀 단일화에 속도를 내려는 것이다.

두 후보가 이날 회동에서 단일화 방식인 여론조사 문항에 합의할 경우 이르면 24일을 전후 단일화 여론조사가 실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의 회동은 전날 밤 후보 단일화 TV토론에서 문 후보가 "단일화 실무팀의 협상이 지지부진한데 내일 당장에라도 만날 의향이 있느냐"라는 제안에 안 후보가 "내일 만나 좋은 방안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화답하면서 성사됐다. 이를 위해 안 후보는 이날 오전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단일화 방식 담판에 나섰다고 안 후보 캠프 측 대변인이 전했다.

그동안 문 후보는 '야권 단일후보로 누가 적합한가'를 조사하는 방안을 제시한 반면, 안 후보는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와의 싸움에서 이길 수 있는 후보론'을 강조하며 대립해 왔다.

대선 후보 등록 마감 시한인 26일까지 4일밖에 남지 않았고 등록 이전 단일화를 위해서는 늦어도 25일까지는 여론조사가 시행돼야 하는 점을 감안하면 이날 회동에서 여론조사 방식에 대한 '큰 틀의 합의'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양측은 오전 9시로 예정됐던 단일화 실무팀의 6차 협상을 후보 회동 이후에 진행키로 했다.

이에 따라 두 후보가 담판에서 여론조사 방식을 확정하고, 실무팀 협의에서 세부 시행 규칙이 조율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서는 "두 후보가 단일화 합의에 대한 엄청난 부담이 있는 만큼 여론조사 방식에 대한 합의가 있을 것"이라며 "대선 후보 등록 이전 단일화에 실패하면 국민의 피로감으로 '단일화 효과'가 크게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21일 열린 후보 단일화 TV토론에서 두 후보는 여론조사 질문에 대해 자신의 주장을 꺾지 않고 대립해 단일화를 위한 여론조사 시행이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전날 토론에서 문 후보는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으로부터 누가 더 많이 지지를 받느냐가 기준"이라고 주장했으나, 안 후보는 "마지막 투표 순간에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단일후보가 있을 때 누구에게 지지를 보낼 것인가가 현장 상황을 잘 반영할 수 있다"고 맞섰다.

한편, 단일화 협상이 길어지면서 이번 야권 후보 단일화가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정몽준' 단일화와 비교해서 큰 파급력이나 영향력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정치평론가인 황태순 위즈덤센터 수석연구위원은 "야권 단일화 문제는 지난해 말부터 이미 알고 있었던 기정사실 아니냐"면서 "그럼에도 1년을 끌어오는 시간 동안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서로의 주장만 고집하는 등 지리한 공방만 일삼는 단일화 과정을 국민이 어떻게 볼지 예견되는 일"이라고 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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