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왔수광?"
제주도 말로 하는 첫인사가 참 인상깊다. 서귀포시 안덕면 동광리 이승민(75) 할아버지 집에는 7년 묵은 간장이 있다. 소금도 3년이 지나야 음식에 쓸 정도로 이 집에서 선뵈는 음식은 전부 천연 무공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몸국은 그저 몸에 좋기만 해요. 장수식품이지요."
박 할아버지는 아직 본격적인 상업화에 나선 이는 없다고 말했다. 그런데 몸국과 비슷한 음식이 일본 오키나와 장수촌에서도 발견된 것이 알려지면서 산업화 가치가 부쩍 높아졌다. 같은 섬지방인 오키나와에서도 몸국처럼 돼지고기를 고아낸 국물에 함께 끓이는 해초국이 인기 웰빙 음식이라는 것이다.
몸국의 미끈미끈한 식감과 잘 어우러지는 시원한 무 김치도 박영애(66) 할머니가 그냥 소금물로만 삭힌 것. 그런데도 어디서 나오는지 감칠맛이 일품이다. 약간 시들게 해서 무친 도라지와 쪽파도 별미다. 반찬은 대부분 비료도 농약도 치지 않고 직접 기른 한라산 고랭지 채소, 소금만 쓰니 다 자연식품인 셈이다.
안덕면 동광리는 제주도에서 강원도 오지나 다름없지만 섬 한가운데 있어서 사통팔달의 교통 요지다. 마을 사람들도 젖소를 키워온 이들 노부부처럼 자녀를 다 키워 육지로 떠나 보내고 은퇴한 상태. 전국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영주 순흥묵집처럼 빈집과 농촌노인들이 성공적으로 일궈 낸 향토음식 웰빙촌의 조건을 다 갖췄다. 권동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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